일본 도레이가 고기능 경량 소재인 탄소섬유를 미국 보잉에 독점 공급한다.
닛케이신문은 도레이가 보잉 차세대 대형 여객기 777X 등의 날개부분에 적용되는 탄소섬유를 10년간 사실상 독점공급 할 계획이라고 17일 보도했다. 미국 탄소섬유 신규 공장에 1000억엔(약 9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선두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4분의 1 가량 가벼우면서 10배 이상 강도가 있는 경량 소재다. 원료의 종류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뉘며 도레이가 생산하는 제품은 ‘PAN계 탄소섬유’다. 항공기와 친환경차, 셰일가스 운반 용기 등으로 사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도레이는 보잉과 올해부터 향후 10년 간 1조엔 규모의 탄소섬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의 거래액 사상 최대 금액이다.
도레이는 현재 중대형 787기종 외에도 2020년 항공사에 납품할 계획인 777X의 날개를 위한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경쟁에서 보잉이 요구하는 품질의 소재를 공급할 기업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독점 공급이다.
이를 위해 도레이는 미국에 전용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160만평방미터 부지에 오는 2017년부터 새 공장을 가동한다. 우선 3년간 약 600억엔을 투자해 연 3000~4000톤 분량의 생산 라인을 연다. 이후 2020년까지 라인을 증설해 생산규모를 주력 공장인 일본 에히메 공장과 같은 연간 약 8000톤 규모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도레이는 보잉의 신규 수주분을 더해 이후 연간 약 3만5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해 세계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현재 일본과 프랑스, 미국 알라바마주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 생산 전망치는 2만7000톤이다.
세계 탄소섬유 수요는 친환경 자동차 등에 적용이 늘어나며 오는 2020년 14만톤까지 커질 전망이다. 도레이와 테이진, 미쓰비시레이온 일본 3개사가 세계 시장에서 공세를 높이고 있다. 미쓰비시레이온은 오는 2015년까지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연 4000톤의 갑절로 늘릴 계획이다. 테이진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위한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