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3밴드 주파수집성(CA) 상용화를 위한 통신사 간 경쟁이 불붙었다. 3밴드 CA는 주파수 대역 3개를 묶어 최고 300Mbps까지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미 올해 1월 국내 통신사가 처음 시연에 성공했다. 통신 업계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통신사와 장비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국내 제조사가 개발한 3밴드 CA 휴대폰으로 망연동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테스트에 사용되는 휴대폰은 상용화 수준 제품으로 기존 시험용 단말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은 3밴드 CA 상용화의 마지막 단계로 통신사들이 퀄컴 칩 출시를 기다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기지국 상호운용성 테스트(IOT)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분당 서현역 인근 기지국(삼성전자 제품)에 3밴드 CA 지원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설치해 테스트를 시작했다. 단말과 기지국 간에 통신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를 실제로 시험해보는 과정이다.
패키지 안정화가 확인된 후 전국망으로 확대 설치하는 데 한 달 정도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다른 통신사들도 같은 방식으로 기지국 연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연내 상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휴대폰이 제작되고 기지국 연동 테스트가 시작되면서 ‘세계 최초 3밴드 CA’ 상용화를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주파수 대역 두 개를 묶는 LTE 어드밴스트(LTE-A)와 광대역 주파수(20㎒ 폭)를 활용하는 광대역 LTE-A는 SK텔레콤이 한발 앞섰다. 반면에 3밴드 CA 기술의 최초 개발과 최초 시연을 두고는 통신사마다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첫 상용화를 두고 신경전이 치열한 이유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3밴드 CA 상용화를 위해 하반기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패키지 적용과 현장 테스트 등 실제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LTE-A와 광대역 LTE-A에 이어 3밴드 CA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고객에게 향상된 속도와 품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KT는 1.8㎓ 광대역 망에 국내 최다 기지국을 구축하고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미 LTE 주파수 시범 상용 승인을 받아 최근 부산에서 열린 월드IT쇼(WIS)에서 3밴드 CA를 시연했다. 100년에 걸쳐 축적된 통신역량을 총집결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LG유플러스는 기지국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3밴드 CA 서비스 제공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9월 3GPP를 통해 국제 표준화도 마쳐 단말이 출시되면 즉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업링크 CA 기술을 최초로 선보이는 등 앞선 네트워크 기술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통신사 한 임원은 “연내 상용화는 조금 촉박할 수도 있지만 1월 초 또는 중순에 상용화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며 “어느 통신사가 ‘최초’라는 타이틀을 획득할지를 놓고 담당 부서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3밴드 CA
LTE 주파수 대역 3개를 묶어 속도를 높이는 기술. 무선통신에서는 10㎒ 폭당 최고 75Mbps의 속도가 나는데 국내 통신사는 10㎒, 10㎒, 20㎒ 주파수 폭을 묶어 최고 300Mbps의 속도를 내도록 할 계획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