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금융빅뱅 화두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모바일 금융빅뱅을 이끌 ‘주역’으로 부상했다.

전통 금융사에는 비용절감과 수익 다변화를 이룰 대안으로, 핀테크·IT기업에는 미래 먹거리를 일굴 창구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허용을 중장기 검토 과제로 분류하면서 금융규제 완화를 적극 시행하겠다는 의지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등 오프라인 지점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중 은행이 내년도 최우선 경영과제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모바일 금융 강화’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도입 검토 단계가 됐다며 발목을 잡았던 금산분리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주요 영업채널로 활용하는 은행을 의미한다. 오프라인 창구를 보유하지 않은 IT기업도 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최근 글로벌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의 모태는 바로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출발한다. 한국도 모바일 빅뱅 흐름에 맞게 ‘카카오 은행’ ‘네이버 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금융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문제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하려면 금산분리 완화가 필수다. 핵심 쟁점에서는 금융당국도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은행에 산업자본을 허용할 것인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 4% 이상을 가질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IT기업이 금융사업 전반을 할 수 없는 이유다. 금융실명제 역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대면 확인이 필수인 금융실명제는 비대면을 활용한 금융거래를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두 가지 걸림돌을 넘지 못하는 이상 다음카카오 은행 설립은 불가능하다. 전통 은행 또한 이 같은 규제 철폐에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가로막는 실명확인 절차와 보안이슈, 은행 설립 시 최저 자본금 인하, 금산분리 완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최근 모바일 채널이 확산 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장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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