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동통신 업계가 4세대 롱텀에벌루션(LTE)망에서 커버리지와 속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통신 속도 1위인 한국을 바짝 추격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국가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통신장비, 스마트기기 시장 수요는 확대돼 국내 업체도 수혜를 기대할만하다.
C114는 차이나텔레콤이 올해 말까지 기지국을 3만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9일 보도했다. 쉬 젠 차이나텔레콤 베이징 조사연구소장은 자사 TDD-LTE기지국이 올해 말까지 3만개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기지국 투자를 늘려 올해 TDD-LTE 사용자 300만명 이상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초 LTE 기지국은 2만개를 넘지 못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까지 LTE 기지국 5만개를 설치할 방침이다. 차이나모바일은 기지국 투자에 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6일 ‘혁신적인 협력관계’를 주제한 협력사 모임을 열고 내년 4G 스마트폰 1억대 판매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들에게 60억위안(약 1조624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이통사가 4G 권역 확대를 꾀하는데는 정부 요청도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 13억 인구 중 모바일 이용률을 3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수익성 확보, 경쟁우위 선점을 위해 각사는 이통망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내년까지 220Mbps 이상 속도를 내는 시분할 LTE망 캐리어애그리게이션(CA) 기술 상용화를 추진한다. CA는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여러개 묶어 신호 전송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20㎒(다운로드·업로드 양방향) 주파수는 이론적으로 초당 75Mbps를 전송한다. 이 주파수를 2개 묶으면 150Mbps, 3개 묶으면 225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중국 이통사가 3밴드 CA를 상용화 하면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LTE 3밴드 CA를 운영하는 국가가 된다.
차이나텔레콤은 2G ‘간이형 휴대전화 시스템(PHS)’ 가입자를 LTE망으로 유도해 PHS 가입자를 지난 7월말 631만명에서 현재 223만명으로 줄였다. 비워지는 PHS망은 주파수분할(FDD)-LTE망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투자도 예고했다. 3G·LTE망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3G 음성 서비스를 점차 줄이고 음성LTE(SVLTE)를 제공하기 위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웬 쿠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통신개발국장은 ‘신세대 이동통신개발포럼’에서 오는 2018년까지 중국 LTE 이용자가 3억5000만~4억6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통 이용자 중 25~35%에 달하는 숫자다.
중국 이통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 통신장비 협력업체도 수혜를 기대해볼만하다. 이미 CA 상용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진입하는데 유리하다. KT와 차이나모바일이 올해부터 VoLTE망 연동기술을 선보이는 등 협력 관계 구축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료:C114, 피어스와이어리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