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는 내년 3월 22년 숙원이던 ‘우에노도쿄라인’ 개통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동·서부에서 두 개씩 우에노역으로 들어오는 노선 중 도쿄역과 연결되지 않은 동부권 승객 통근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공사를 주관한 JR히가시니혼은 동부권 승객이 우에노역에서 환승하지 않아도 돼 서부발 노선의 혼잡 완화도 예상한다.
3.6㎞의 우에노도쿄라인이 특별한 이유는 ‘한계 돌파’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워 기준 4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신칸센 선로 위에 새 선로를 얹는 난공사로 추진에만 16년이 걸렸다. 비싼 도쿄 땅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짜낸 복층 철도라는 묘안이다.
그 이후에도 지역주민의 공사 반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 숱한 난관을 만나 완공이 연기되기도 했다. 신칸센이 운행을 멈춘 심야에만 공사한 탓에 진척은 느렸지만 결국 지난 6월 완공됐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복층 철도인 만큼 JR히가시니혼은 8개월간의 시운전과 승무원 교육으로 안전을 확보한 뒤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한계 돌파는 ‘실천’이다. 오랜 준비가 필요하고 누구도 해보지 않은 길을 앞서 개척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렵지만 말보다는 실천이 앞설 때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 3.6㎞의 한계돌파에 대한 보상은 무궁무진하다.
JR히가시니혼은 숙원이었던 하네다공항 연결 사업을 2020년 도쿄올림픽 전까지 완성할 수 있게 됐고 매일 200%가 넘는 혼잡율에 허덕이던 동·서부 통근객은 보다 쾌적하게 도심을 오가게 됐다.
다음 한계돌파는 ‘리니어 신칸센’이다. 올해 개통 50주년을 맞은 도카이도 신칸센의 대체 성격으로 짓는 ‘주오 신칸센’에 들어갈 자기부상열차다. 1997년 자체기술로 실험에 들어가 지난달 공사 인가를 받고 2027년 도쿄-나고야 구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86㎞ 구간을 40분에 주파해 향후 지역 간 경제권 통합에 기여할 전망이다.
‘마하경영’ ‘시장선도’. 기업 사내매체에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다. 이제 행동으로 연결할 때다. 22년이 걸린 우에노도쿄라인처럼 미래를 내다 본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급조한 보고서 몇 장이 아닌, 구체적 실천 계획이 필요한 때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