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 10시 10분경(현지시간) 민간우주여행을 목표로 한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의 스페이스십2(SpaceShipTwo)가 시험 비행 도중 모하비사막에서 추락 사고를 일으켜 추락했다. 버진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이 회사는 민간우주여행의 지속을 놓고 기로에 빠졌다.
스페이스십2는 모선인 화이트나이트2(WhiteKnightTwo)에서 분리된 이후 추락했다. 이 사고 탓에 조종사 1명이 사망했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버진갤럭틱의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은 11월 1일 사고현장으로 향했다.
리처드 브랜슨은 기자회견에서 시험 비행 실패 원인을 조사해 종합 평가하고 이를 통해 계획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진갤럭틱은 지난 2007년 7월에도 시설 내에서 폭발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스페이스십2를 개발하다가 질소 산화물을 갖춘 새 로켓 엔진 테스트를 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태에 빠졌다.
한편 스페이스십2의 추락은 새로운 엔진이 원인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꼬리가 예정보다 빠르게 착륙 태세에 들어간 게 원인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스페이스십2는 당초 기체 내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에 문제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스페이스십2는 새 엔진에 연료를 탑재하고 첫 시험 비행에 나섰다.
하지만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스페이스십2가 예정보다 빠르게 착륙 모드에 들어간 게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꼬리 2개가 빨리 착륙 태세에 들어가면서 꼬리가 일어나 공력 저항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기체가 붕괴됐다는 것이다.
스페이스십2는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착륙을 위해 페더링 모드라는 기능을 이용한다. 꼬리를 위쪽으로 회전시키는 것. 이를 통해 하강 속도를 떨어뜨리고 기체 각도를 기울이는 것이다. 하지만 사고 당시 페더링 모드 변환 2초 뒤 기체가 파괴됐다. 이에 비해 처음 의심을 받았던 엔진과 연료는 기체 폭발 후 손상되지 않은 연료탱크와 로켓 모터 등이 발견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폭발 원인이 하이브리드 엔진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민간 로켓 사고는 며칠 전에도 일어났다. 지난 10월 28일에는 폭발 사고를 일으킨 안타레스 로켓은 민간 우주항공사 오비털사이언스(Orbital Sciences)가 개발한 것으로 국제우주정거장 ISS과 공급 계약을 한 2대 중 하나였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국제우주정거장까지의 물자 보급 계약을 오비털사이언스와 스페이스엑스 등 민간기업 두 군데와 맺었다.
안타레스 로켓은 오비털사이언스가 3번째 보급 임무를 위해 발사했지만 1단 로켓이 폭발하는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1단 로켓은 구 소련이 1970년대 초반 만든 로켓 엔진인 NK-33을 개조한 것이다. NK-33은 소련이 달에 우주인을 보낼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었지만 1990년대 중반 재고품 40기를 미국 로켓엔진 제조사에 값싸게 매각한 바 있다.
안타레스 로켓은 액체로켓연료와 고체로켓연료 조합을 모두 이용한다. 고체로켓연료만을 이용하는 것보다 큰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 오비털사이언스는 국제우주정거장 8회 보급을 위해 나사와 19억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3년 9월 첫 실험 발사에 성공했지만 3번째 보급 임무 도중 1단 로켓이 폭발한 것이다.
반면 스페이스엑스 측은 2016년까지 12회 임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16억 달러에 계약을 맺었는데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이 회사의 보급선인 드래곤은 이제까지 4회 임무를 완수한 상태다. 드래곤은 탄소섬유와 수지 복합 소재를 이용한 단열 재료를 곁들였다. 승무원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낼 수 있는 유인형 모델도 개발 중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 개발을 목표로 올해 5월에는 지상 1,000m 높이까지 로켓을 발사했다가 지상으로 되돌아오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목표는 더 크다. 스페이스엑스 CEO인 앨론 머스크는 “우주의 페라리를 화성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페이스엑스 입장에선 국제우주정거장 보급 임무는 이를 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민간상업우주비행을 놓고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민간 우주 여행 자체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버진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 역시 11월 1일 블로그를 통해 사고 다음날 상업 우주여행 계획을 멈추지 않을 뜻을 밝혔다. 그는 우주로 가는 길이 매우 어렵다는 건 마치 어떤 새로운 교통 시스템도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던 것과도 같다면서 우주는 어려운 곳이지만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