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자동차는 연료비가 부담스럽고 배기가스 공해도 유발하지만, 전기 자동차는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 하이브리드 차(HEV)는 외부 충전이 불가능한데다 출력이 만족스럽지 않다. 이런 한계 때문에 순수 전기차와 HEV의 중간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가 주목받고 있다.
PHEV는 배터리와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HEV와 같지만, 전기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50~60㎞ 가량의 짧은 구간은 내연기관 가동 없이 전기로만 갈 수 있어 전기차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다.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충전을 할 수 없는 경우라면 내연기관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도 장거리를 달릴 수 있어 친환경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기존 HEV보다 전기 모터 역할이 크기 때문에 친환경 흐름에도 더 잘 부합한다. 올해 파리모터쇼에서도 르노, 포르쉐, 폴크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PHEV 모델을 선보였다. PHEV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 대세가 되어가는 셈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PHEV 차종이 없지만 내년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할 전망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시승 행사를 갖고 내년 초 PHEV 모델 ‘i8’을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리터당 47.6㎞에 달하는 연비가 가장 돋보인다.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함께 사용하지만 최대 출력 362마력, 최대 토크 58.2㎏·m의 슈퍼카급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시속은 250㎞,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4.4초다.
이 회사는 X5의 PHEV 모델인 ‘X5 e드라이브’도 출시하기로 했다. 배터리만으로 최고 시속 120㎞를 내며 30㎞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국산차 업계도 PHEV 대전에 뛰어든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상반기 PHEV 소나타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자동차 K5는 풀체인지 모델에서 PHEV가 적용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기술력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여서 외산차와 불꽃 튀는 경쟁이 기대된다.
양웅철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R&D) 담당 부회장은 올해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참석해 “전기차 배터리는 우리나라가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고, 모터·인버터 등 핵심 부품도 자체 기술로 제작할 것”이라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PHEV)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