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납 이차전지를 재활용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광물자원 수입을 줄이면서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납 이차전지 64만톤 가운데 20만톤이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이차전지로 추산됐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지 생산량은 지난 2012년과 비교해 약 20%가 증가한 반면에 수입한 광물 자원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는 일반 납 전지 생산량은 매년 5~10%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업체가 생산한 납 전지는 30만톤이다. 이 가운데 각각 중일·아미커스메탈·이맥스아이엔시 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가 생산한 재활용 전지는 20만톤, 수입 전지는 17만5000톤이다. 2010년 13만톤 수준의 폐배터리 재활용 전지가 3년 만에 두 배가량 증가했다.
납 배터리 리사이클링은 폐차나 수명이 다된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폐배터리를 회수해 주조·제련·정련 과정을 거쳐 순연 칼슘연 안티몬연 등의 납궤 배터리를 생산한다. 최근 기술 고도화로 폐배터리의 55%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며 주로 항공·자동차용 시동 배터리나 중대형 UPS·ESS, 전기·통신선 피복제 등으로 활용된다.
재활용 이차전지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최근 국내 업체들은 설비 증축 등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맥스아이엔시는 250억원을 투자해 이달 율촌자유무역지역에 연간 6만톤 규모의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 기존 전남 장성사업장의 4만톤 생산 라인과 합쳐 국내 최대 규모인 연산 10만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 회사는 폐배터리 입고 후 절단·파쇄 공정에서부터 ‘전처리 자동화 설비’를 통해 원재료의 손실과 누수를 최소화한 공정으로 원광석 순도 수준인 99.996%로 정련 기술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매출 325억원에서 올해 700억원 매출 성장을 전망했다.
아미커스메탈도 최근 프랑스 자동차 배터리 생산 업체인 페녹스와 국내 합작법인 페녹스코리아를 설립해 공급처를 확대하는 동시에 생산 라인도 대거 증축한다. 아미커스메탈은 내년 4월까지 기존 연간 4만톤의 생산 능력을 8만톤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페녹스코리아를 통해 연분·광명단·첨가제를 생산해 국내 배터리 업체는 물론이고 중국·일본 등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오경만 이맥스아이엔시 부사장은 “자동차·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산업용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제 광물자원 가격은 매년 5%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광물자원 수입을 줄이는 효과는 물론이고 가격경쟁력 강화와 함께 향후 리튬이온 이차전지 시장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산업”이라고 말했다.
<국내 납축 이차전지 수급동향 (자료: 무역협회·업계, 단위 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