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ETRI가 해야할 일로 도전적인 대형R&D기획, 탈 ICT 마인드, 개방적 협업과 네트워킹, 사업화 R&D와 사회문제 해결형 R&D 관점의 시스템 정비 등이 제시됐다.
정성영 ETRI 창의미래연구소장은 지난 31일 ETRI서 열린 ‘ICT R&Biz 컨퍼런스’에서 ICT 위기론을 거론하며 “ETRI는 이러한 인식아래 현재 비상대응 전략을 마련중”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 같은 ETRI의 대응은 최근 중국의 샤오미나 레노버,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급부상하며 ICT 2차 위기론(1차는 애플 스마트폰 등장)이 거론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정 소장은 ETRI가 스스로 해야할 부분 해결책과 정부나 다른 조직 등이 함께 풀어야할 상호 연결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고정관념에 갖혀있는 R&D혁신론을 탈피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정부 및 산하기관, 출연연과의 관계와 거버넌스 및 예산배분권, 경영자율성, 기관장 책임과 권한 등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창의형 R&D와 기초원천 및 상용·사업화 R&D 동시 추진, 법인형 R&D 예산편성 허용, 유연한 국가 ICT R&D 성과 기준 및 개방형 R&D 체계 수립, 단기적 ICT 분야 R&D 관리시스템 통합 등을 ICT R&D나 ETRI 측면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풀어야할 숙제로 제시했다.
정 소장은 또 국가R&D정책의 문제점으로 “성과를 획일적으로 정의해 놓거나 과거 추격형 시기의 규제 및 제약이 연구원들의 R&D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혁신적인 성과를 저해한다”는 진단도 내놨다.
특히, 장기적 원천연구 및 고위험사업 투자 부족, 기술의 사회적, 인프라적 기능에 대한 종합적 고려 미흡 등은 개선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연구개발 전담기관의 다기화, 출연연에 대한 일관된 역할 부여의 미흡 등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정 소장은 출연연에 대한 기대와 현실을 거론하며 “연구자체 보다는 과제수주에 매달려야 하고 국가와 국민이 기대하는 획기적인 성과나 새 역할에 대한 수용성 및 도전정신, 비즈니스 마인드 등도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박종흥 R&D사업화센터장의 ‘ETRI 기술사업화 플랫폼’ 소개와 ETRI-중소기업 기술사업화 우수사례로 넷커스터마이즈, 케이맥, 라인웍스, 욱성미디어, 코위버, 누리텔레콤을 꼽아 관심을 끌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