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차이나 머니` 공습, 국내 투자관행 되돌아 볼 계기

최근 중국 기업들이 거침없이 성장한다. 특히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로 불리는 신흥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다. 트위터·구글·애플·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이른바 ‘TGIF’ 시대까지 대체할 분위기다. 눈에 띄는 대목은 BAT 기업들이 ‘큰 손’으로도 부상했다는 점이다. 이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세계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한다. 그 대상에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게임회사를 비롯한 유망 벤처·스타트업 기업은 총알을 장전한 중국 기업의 가장 매력적인 사냥감이다.

‘차이나 머니’ 공습은 업종불문이다. 제주도 부동산 투자로 본격화한 중국 자본 유입은 정보통신뿐만 아니라 방송·영화·게임 등 콘텐츠까지 폭이 넓다. 중국이 휴대폰에 이어 핵심 부품소재 등 장치 산업 투자도 확대한다. 이 분야 한국 기업도 언제든지 중국 기업의 투자 대상이 된다.

특히 게임산업 투자는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할 정도로 활발하다. 올 연말까지 1조원이 넘는 중국 자금이 국내 게임산업에 들어올 전망이다.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에 5300억원을 투자했다. 파티게임즈, 카본아이드 등 모바일 게임회사도 중국 자본이 유입됐다.

차이나 리스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차이나 머니 공습을 막기 힘들다면 아예 현실로 인정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오히려 잘 활용하라는 주문이다. 차이나 머니는 돈줄이 마른 국내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에 ‘가뭄 속 단비’다.

중국 기업의 투자 행보가 국내 대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벤처 투자 행태에 적잖은 변화를 요구한다. 콘텐츠, 소프트웨어를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외치면서 정작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9월 말까지 10대 재벌이 보유한 현금이 125조원을 넘었다. 차이나 머니는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에 인색한 국내 자본을 꾸짖는다. 차이나 머니를 국내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자 강한 자극제로 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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