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세월호 3법’ 최종 합의로 국가 재난안전 사령탑인 ‘국민안전처’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장차관급 후속 인선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합의사항 전문에 따르면 정부 조직은 장관급 국민안전처와 차관급 인사혁신처가 국무총리 산하에 신설돼 기존 17부 3처 17청에서 17부 5처 15청으로 바뀐다.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예정대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달 중 총리실 산하에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가 출범할 전망이다.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은 새로 출범하는 국민안전처 산하 차관급 조직인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로 각각 전환된다.
총리실은 이들 조직이 신설·개편되면 기존 국무조정실장에 이어 장관급 자리가 둘로 늘어나고, 차관급 자리도 종전 국무총리실 1, 2차장과 국무총리비서실장에 더해 여섯으로 증가한다.
자연스레 새로운 장차관급 인사 수요도 발생한다. 일단 장관급 1명과 차관급 3명을 임명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앞서 국가안전처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해온 만큼 청와대는 새로운 정부 조직을 위한 인사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새로 출범하는 국민안전처장 인선이다. 세월호 사태로 안전이 국가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첫 처장 인선이 중요하다. 관가에서는 지난 7월 임명된 이성호 안행부 2차관이 신설되는 국민안전처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신설되는 청와대 재난안전비서관 인선을 비롯해 정부조직법 개편과 맞물려 기타 관련 부처의 연말 장차관급 인사 개편작업이 함께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재난안전비서관을 국정기획실 또는 정무수석실 소속으로 둘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월호 3법’을 마무리한 여야는 이번 주 대정부질문과 새해 예산안 심의에 본격 착수한다. 세월호법 협상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대정부질문과 금주 중반 시작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무대로 여야가 다시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6일에는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가 열리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환경노동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등에서 상임위별 예산안 심사가 동시에 시작된다.
새누리당은 확장적 적자 재정 편성으로 경제 활성화 불씨를 살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이를 ‘빚더미 재정파탄 예산’, 또는 ‘지방재정 파탄 예산’으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당정은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와 일부 국세를 올린다는 방침인 반면에 야당은 이를 ‘서민 증세·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제동을 건 상황이다.
올해는 개정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1월까지 예산안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12월 1일 본회의에 정부 원안이 자동 부의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