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전자상거래 업계 패권을 놓고 연말 쇼핑데이에 맞붙는다. 파죽지세로 성장하면서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연말 최대 쇼핑일에 맞춰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자 아마존이 견제에 나섰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가 열리는 ‘싱글데이(11월 11일)’를 시작으로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상하이데일리는 아마존이 오는 11일을 전후해 중국 고객 전용 사이트를 개설한다고 2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미국·독일·스페인·프랑스·영국·이탈리아 6개국 사이트에서 중국 전역으로 직배송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의류, 스포츠의류, 유아동용품, 신발, 화장품, 헬스케어물품 등 전체 8000만개 상품 정보를 중국어로 지원하고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의 링 웬빈 연구원은 “고품질의 신뢰성 있는 물품을 원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특히 식품, 유아동 분야 매출액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글데이는 미국의 ‘사이버먼데이’와 유사한 쇼핑 행사일이다. 사이버먼데이는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주 목요일) 연휴가 끝난 후 첫 월요일 휴가에서 복귀한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는데 착안해 나온 행사다. 추수감사절 다음날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에 그해 재고를 정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 유통업계는 11월 11일을 독신자의 날(광군절)을 뜻하는 싱글데이로 명명하고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벌인다. 지난해 싱글데이 하루동안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몰 타오바오와 T몰이 올린 매출액은 350억위안(약 5조9870억원)에 달했다.
중국 소비자를 잡겠다는 아마존과 달리 알리바바는 정반대 전략을 편다. 올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후 첫 싱글데이를 맞은 알리바바는 ‘글로벌화’를 내세우고 있다. 전세계 물류·고객서비스 업체들과 손잡고 글로벌 20개국 200여 유통업체의 물류창고와 배송망을 활용하기로 했다. 해외 트래픽용 서버도 구축했다. 닐 플린 차이니즈인베스터스닷컴 수석연구원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중국 소비자들이 같은 물건을 매년 더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며 “제품군은 물론 고객군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11월에는 중국 싱글데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등 유통업계 최대 행사가 줄줄이 이어진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중 기업간 경쟁은 올해 11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플린 연구원은 “서구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몇 년간 사용해왔다”며 “알리바바가 미국 경쟁사와 어떻게 겨룰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