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모토로 퍼포먼스 뛰어나
닛산을 대표하는 중형차 ‘알티마(ALTIMA)’의 역사는 1993년으로 돌아간다. 당시는 북미시장에서 중형 세단 패권을 놓고 도요타와 혼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다. 닛산은 캠리와 어코드를 상대할 차로 알티마를 출시했고, 폭발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해 다른 공장에서 추가 생산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이후 2, 3, 4세대를 넘어 2013년 5세대 알티마가 출시됐다. 2006년 처음 선보인 4세대 모델과 차별화되는 스타일과 성능, 각종 편의 안전장비까지 두루 갖췄다. 한층 역동적인 디자인에, ‘인피니티(INFINITI)’의 여러 부품과 인테리어 영감을 물려받은 내부는 상품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에 시승한 2015년형 알티마의 외관 디자인은 넓고 역동적인 모습과 극적인 전면 스타일로부터 시작된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15mm 길어졌고, 30mm 넓어졌다. 프론트 그릴은 날렵하게 선을 강조한 형태로 바뀌었으며, 여기에 이음새 없이 이어진 프런트 범퍼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닛산의 아이코닉 스포츠카 ‘370Z’의 디자인을 계승한 부메랑 모양 프로젝터 타입 헤드램프를 장착했다.
2015년형 알티마는 5세대의 연식 변경 모델이지만, ‘프리미엄 중형세단’이라는 모토 아래 ‘테크(Tech) 그레이드’ 추가로 안전성을 크게 늘린 게 특징이다. 알티마는 2.5리터와 3.5리터 모델로 나뉘는데, 이중 퍼포먼스가 뛰어난 3.5리터 모델을 탔다.
V형 6기통 VQ 엔진을 탑재한 알티마는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Next-generation Xtronic CVT)’가 맞물리며 넘치는 힘을 빠르고 부드럽게 바퀴에 전달한다. 기어가 없는 ‘무단변속기’의 특성도 매력을 더하는 요소다. 흔히 기어비 때문에 일정한 엔진 회전수를 유지할 수밖에 없지만, 알티마는 시속 150km로 달리면서도 1500rpm 근처를 유지할 수도 있었다.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부드럽게 운전해보니 생각보다 효율이 좋아 놀랐던 기억이 난다.
퍼포먼스는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3.5리터 V6 VQ35DE 엔진은 미국 워즈(Ward’s)로부터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되며 기술력과 내구성을 입증한 엔진이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니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고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으며 끈기 있게 가속된다. 최고출력 273마력(@6,400(rpm), 최대토크 34.6kg.m(@4,400rpm)의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2015년형으로 거듭나며 수동 변속 모드도 발전했다. 구형은 6단이었지만 신형은 7단이다.
핸들링은 기본이다. 특히 리어 서스펜션을 다듬는 데 집중했다. 연속된 코너링 구간에서도 충분히 안정감이 느껴진다.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AUC: Active Understeer Control)’과 결합된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Multi-link Rear Suspension) 덕이다. 이 장치는 앞바퀴굴림방식 차종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언더스티어 현상을 능동적으로 줄여준다. 리어 서스펜션 설계는 강성과 안정성, 및 스티어링휠 반응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구조로 개발됐다. 서스펜션은 럭셔리 스포츠 세단에 주로 사용되는 ZF SACHS 사에서 설계한 새로운 쇽 업소버(shock absorber)를 사용하여 뛰어난 차체 컨트롤과 편안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AUC 기능은 닛산 모델 최초로 적용됐으며, 코너링 시 안쪽 앞 바퀴에 제동을 걸어 회전 축의 움직임을 높임으로써 언더스티어 현상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젖은 노면, 빙판길, 그리고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서도 안정적으로 코너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 Vehicle Dynamic Control)과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 Traction Control System)을 기반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사소한 편의 기능도 더했다. 매우 춥거나 더운 날 시동을 미리 걸어 예열을 할 수 있는 원격 시동 기능과, 키를 꺼내지 않아도 차에 가까이 다가서면 도어 또는 트렁크를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키도 기본이다. 이와 연동되어 시동을 키고 끌 수 있는 푸시 버튼 스타트도 2015년형 알티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다.
박찬규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