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히든 챔피언’ 기업 개념과 기준을 새로 만들고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히든 챔피언은 기업 규모가 작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한 기업을 뜻한다. 특히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독일에 많다. 무려 1300여개에 이른다. 우리나라보다 20배가 많다. 경제 규모를 감안해도 큰 차이다. 히든 챔피언은 독일이 제조업 강국 지위를 좀처럼 잃지 않는 비결이다.
정부는 국내 실정을 반영한 새 접근법으로 독일처럼 히든 챔피언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처마다 제각각인 관련 지원 정책을 통합해 효율성과 집중력을 높이고 성장 단계별로 차별화한 지원책을 제공한다. 민관 공동으로 ‘히든 챔피언 육성·지원협의체’도 구성한다. 그간 정부부처와 정책금융기관 간 연계가 없던 문제점을 상당히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에 보이는 지원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까지 제대로 지원할지 미지수다. 히든 챔피언을 늘리려면 제조업 혁신과 산학연 협력체계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히든 챔피언을 제대로 가려낼 안목과 현장 감각을 키워야 한다. 이명박정부 시절 초대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됐다가 결국 ‘수출액 뻥튀기’ 혐의를 받는 모뉴엘 사태를 막는 길이다.
될성부른 기업이라면 중복 지원도 아끼지 않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대표하는 샤오미가 무려 29개 은행으로부터 10억달러를 한꺼번에 빌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히든 챔피언 기업이라면 신용 평가나 금융 지원이 적어도 우량 대기업에 준해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는 히든 챔피언 기업과 후보기업을 각각 올해 63개, 634개에서 2017년까지 100개, 11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정책 의지를 보이려고 구체적 목표를 세운 것은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목표 달성에 집착하면 안 된다. 적은 수의 히든 챔피언이라도 제대로 키운다면 다른 기업들도 이렇게 되고자 하는 욕구가 넘친다. 이때 숫자는 저절로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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