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효성사태,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효성그룹의 집안싸움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따갑다.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모양새로 전개되면서 그룹 내 임직원 사기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밝힌 주장이 사태를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 있다. 조 변호사는 아버지(조석래 회장), 조현준 사장 등이 저지른 불법 행위들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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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변호사의 이 같은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달 중순에도 조 변호사는 자신의 형 조현준 사장을 수백억원대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6월 효성 그룹 계열사 대표를 고발한 데 이어 조 사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여기에 조 회장 측도 세 차례나 조 변호사를 찾아가 대화를 청했지만 조 변호사가 문전박대했다고 주장했다.

효성의 한 직원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회사를 걱정하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아무 문제없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지만 솔직히 신경 쓰인다”고 토로했다. 그룹의 집안싸움이 직원 사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효성은 섬유·화학, 소재, 중공업 분야의 선봉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저력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최근 정부가 미래 육성산업으로 선정한 창조경제 3대 프로젝트(ESS, 탄소섬유, 비만·건강관리 서비스) 중 ESS와 탄소섬유 산업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국내에 설치된 전력 인프라에 효성의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기간산업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런 점에서라도 효성은 집안싸움을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검찰은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 법대로 심판하고 효성은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을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명예나 이익보다는 그룹 직원들과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한 더 큰 방향성을 고심하기 바란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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