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성지 실리콘밸리가 지고 있다?

전통적인 창업 성지로 불리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가 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영국 벤처투자사 아토미코(Atomico)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 10년 간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한 인터넷, 소프트웨어 기업의 60% 이상이 실리콘밸리가 아닌 곳에서 탄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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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대상은 134개 기업으로 전체 기업 중 79개가 미국 기업이었고 이중 52개만이 실리콘밸리 출신이었다. 26곳은 중국, 21곳은 유럽 기업이었다. 아프리카나 중동, 라틴아메리카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니클라스 젠스트롬 아토미코 대표는 “컴퓨터 전문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미국 출신이 아닌 스타트업도 충분히 투자를 받을 길이 열려 있어 실리콘밸리가 아닌 곳에서도 활발한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 분석했다.

비실리콘밸리 출신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스웨덴 게임사 ‘모장’이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에게 25억달러(약 2조6600억 원)에 인수됐다. 영국의 부동산 포털 ‘주플라’도 올 1월 기업공개를 해 10억파운드(약 1조7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연구 결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여전히 창업의 성지는 실리콘밸리라는 주장이다.

후세인 칸지 영국 벤처투자사 혹스턴의 공동 창업자는 “여전히 대다수의 주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하고 있다”며 “많은 스타트업이 비실리콘밸리에서도 생겨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기업이 규모를 키워 성장하려면 결국은 뉴욕이나 실리콘밸리로 옮겨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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