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와 잭 마, 같은 듯 다른 두 거물의 경영철학

1990년, 잭 마는 평범한 영어 강사였다. 같은 해 아이비리그 출신 제프 베조스는 뉴욕 헤지펀드 D.E.쇼(D.E. Shaw & Co)의 투자 매니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14년 후 1964년 동갑내기 두 거물은 전 세계 유통가를 호령하는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CEO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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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보면 그 기업을 알 수 있다. 알리바바를 세운 잭 마와 아마존을 거느린 제프 베조스는 같은 이커머스 사업을 하지만 전혀 다른 경영 스타일로 주목 받는다.

◇무조건 ‘고객 중심’ VS 고객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유통 생태계’

상거래에서 직접 지갑을 여는 ‘고객의 중요성’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잭 마가 바라보는 고객은 제프 베조스와 결을 달리한다. 제프 베조스는 무조건 고객이 최우선이다. 잭 마는 고객보다 건강한 유통 생태계 조성이 더 중요하다.

제프 베조스는 ‘고객 중심 강박증’으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아마존의 경영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든 것을 제치고 고객만족이다.

제프 베조스는 “우리가 지난 6년간 다른 경쟁사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모든 경영의 초점을 고객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 비즈니스에선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로도 사업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만큼 고객의 입장을 항상 생각하는 전략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잭 마에게 고객은 C2C쇼핑몰 타오바오와 B2C T몰을 운영하기 위한 사업 파트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잭 마는 지난해 스탠포드대학 강연에서 “알리바바는 고객을 위한 회사가 아니다. 시장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수많은 고객의 요구를 하나하나 모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중간 판매 사업자가 우리보다 고객의 요구를 훨씬 더 잘 알고 있으므로 우리는 판매자에게 많은 권한과 혜택을 주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최근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전자책 유통 단가 후려치기 ‘갑질’로 뭇매 맞고 있는 이유도 고객중심 경영 철학에서 비롯된다. 제프 베조스에겐 고객에게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콘텐츠 생산자나 판매자의 이윤보다 중요하다.

잭 마는 “전자상거래에서 누군가라도 제왕적 지위를 갖게 되면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손해를 입게 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자상 거래를 발전시키기 위해 알리바바는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건강한 유통 생태계 조성을 최우선으로 여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계획 경영 VS 닥치는 대로 가는 즉흥경영

잭 마는 평범한 영어강사로 살다가 한 번의 사업 실패 끝에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제프베조스는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아 아마존을 세웠다. 알리바바의 초기자본은 8150달러(약 860만원)였고 아마존은 30만달러(약 3억1600만원)였다.

잭 마는 알리바바의 성공 요인을 ‘무자본, 무기술, 무계획(no money, no technology, no plan)’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적은 자본과 부족한 기술 개발, 무계획이었지만 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알맞은 사업 전략과 고객 수요 파악으로 알리바바의 큰 줄기를 만들어 왔다. 제프 베조스는 대학 졸업부터 다져온 커리어로 주변인 모두가 그가 기업가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제프 베조스는 꼼꼼한 계획가로도 유명하다. 작은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해도 모두 계획대로 그의 손을 타야한다.

<제프 베조스와 잭 마 주요 프로필>

제프 베조스와 잭 마 주요 프로필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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