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태양광 대여 사업 중기 반란…대기업 제치고 선전

주택용 태양광 대여 사업에서 중소기업 실적이 대기업을 크게 앞질렀다. 대기업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당초 우려와 상반된 결과로 대여료 할인 등 실속을 앞세운 중소기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개 태양광 대여 사업자 가운데 중소기업 에스이아이비(SEIB)가 보급 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빛EDS·솔라E&S가 그 뒤를 따르고 있으며 대기업 한화큐셀코리아와 LG전자는 각각 4, 5위에 머물렀다. 9월 현재 대여 실적은 총 1529건으로 이 가운데 3개 중소기업 실적은 총 1100여건에 달한다. 중소기업이 평균 367건, 대기업이 200건을 체결한 셈이다.

이는 당초 이름 값을 앞세운 대기업의 독주를 우려한 업계 예상을 크게 빗나간 결과다. LG전자, 한화큐셀코리아는 모두 직접 태양전지·모듈을 생산하는 회사로 인지도 면에서 중소기업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는 대여 가격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인 중소기업 전략의 성공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태양광 설비 대여 요금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기본 기간 7년 동안 월 7만원 이하, 연장 기간에는 3만5000원을 받도록 했다. 대기업이 7만원을 고수하거나 소폭 할인한 반면에 중소기업은 다양한 요금제를 내세웠다. SEIB는 계약 조건에 따라 최대 224만원을 할인해주고 있고 한빛EDS는 소비자 전력 사용량에 따라 최저 월 4만원으로 대여 요금을 대폭 낮췄다.

태양광 설비 대여 업체 관계자는 “투자비 회수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여 요금을 줄여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대여 사업 대상인 월 전력사용량 350㎾h 이상 가구수가 150만호에 달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초기 실적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대여 사업은 3㎾ 태양광 모듈, 인버터 등 주택용 태양광발전 설비 일체를 정부가 지정한 사업자가 대여해주는 사업이다. 소비자는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으로 전기 요금을 절감하고 초기 설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여 사업자는 소비자로부터 월 일정 대여 요금을 받고 정부로부터 태양광 생산인증서(REP)를 발급받은 뒤 이를 판매해 수익을 확보한다. 정부는 지난 7월 LG전자와 한화큐셀코리아, 솔라E&S, 한빛EDS, 에스이아이비(SEIB) 등 5개 기업을 설비 대여 사업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전체 보급 실적은 60여건으로 올해 사업은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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