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밀라노 아셈 국제회의장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하고 한중관계와 경제협력,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최근 남북간 접촉과 관련,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남북 접촉은 적극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인 중국의 제2인자가 이처럼 남북 접촉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정부가 오는 30일 개최를 제안한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의 성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북핵 및 한반도 문제와 관련, 북핵 불용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공동인식을 재확인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개발은 용인될 수 없으며 한국 정부는 남북접촉 등을 활용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있는 태도를 여러 차례 촉구했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 도울 용의가 있는 만큼 북한의 변화를 위한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의 수호를 위해 많은 적극적 역할을 해왔다면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현돼야한다는 입장은 확고부동하며, 중국은 핵비확산 체제를 계속 수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분단의 벽을 허물기 위한 민생과 환경, 문화의 작은 통로를 열고 남북공동 발전의 길을 닦아나갈 것이라면서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인이 함께 찾아오는 세계생태평화공원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동북아원자력안전협의체 설립 제안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지난 7월 정상회의시 양측이 합의한 것처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특히 양측은 통신과 문화, 관광 등 양국이 현재 가장 활발히 교류중인 분야가 포함된 포괄적 수준의 FTA가 체결돼 양국의 경제교류가 FTA를 기반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기업의 대(對)중국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투자승인과 공장이전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속적 지원을 요청했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개설과 위안화 청산은행 운영 개시 등과 관련한 양국간 긴밀한 협력을 희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