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진한 국부펀드 조성사업에서 1200억위안(약 20조7540억원)을 모았다. 중저가형 반도체 시장을 평정한 중국이 이제는 반도체 기술력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상하이데일리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1200억위안에 달하는 펀드를 신설해 반도체 업계 투자를 시작한다고 16일 보도했다. 펀드에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타바코 등 대기업이 주로 참여했다. 펀드는 칩 설계, 조립, 테스트는 물론이고 소재 등 반도체 생태계에 전방위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자국 반도체 산업 매출액 3500억위안(약 58조8200억원) 달성, 공공투자펀드 1200억원위안 규모 설립 등에 관한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10월 말까지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보다 좀 더 앞당겨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MIIT 소프트웨어 및 IC 발전센터는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구조가 칩 설계 32%, 전공정(팹 제조) 24%, 후공정(패키지 및 테스트) 44%로 구성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는 각각 전 세계 평균 25.6%, 58.2%, 16.2%에 비해 저부가가치 구조다. 조우 맹 센터장은 지난달 원트차이나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제조 기술은 주류국가에 비해 2세대가량 뒤처져 있다”며 “인텔·삼성·TSMC가 지난 2012년 기준 80억달러 내지 120억달러를 투자해 28나노미터(nm) 공정 양산을 하고 있고 16nm·14nm 양산테스트를 하는데 비해 (중국) SMIC는 불과 6억달러만 투자해 45nm 양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반도체 업체에 비해 자체 투자여력이 없는 중국 업체를 정부가 나서 키우겠다는 설명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