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돌파구 마련…금강산 관광 등 경제교류도 풀어질지 관심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측 최고위 대표단의 4일 방한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극적인 대화 국면에 돌아설 전망이다.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조성된 것은 지난 2월 1차 고위급 접촉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이번을 계기로 남북 간 교류·협력으로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관계는 지난 1∼2월 잠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2월 말 시작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북한이 반발하며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에 나선 이후 다시 냉각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우리 정부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 등을 이유로 거부 입장을 밝혀왔다. 아시안게임에 북측 응원단을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도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점을 찾지 못해 선수단만 참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일에 맞춰 전격적으로 최고위급 대표단을 보낸 것은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특단의 카드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 최고 실세라는 평가를 받는 최고위급 인사가 단체로 방문했다는 점은 북한이 강한 대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열릴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 현안은 순조롭게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정부가 지난 추석을 계기로 모색했던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교류를 차단하는 5·24조치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해결의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한체제의 예측 불가능성과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근본 장애물인 북핵문제에서 양측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이번 방남이 일 회성 깜짝쇼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인 북핵문제에서 이렇다 할 입장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적은 데다가 북한이 5·24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대북전단 살포 및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의 기존 요구를 거듭하며 논의가 공전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정부 당국자도 “남북 대표단 회담에서 양측은 앞으로 허심탄회하게 서로 대화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데 공감하기도 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각각 의제를 협의한 것은 아니라 제2차 고위급 접촉에서 해결하자는 입장”이라며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우리 측에서는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시급한 과제인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와 교류 확대를 통한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핵문제 해결 등을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호응 여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2차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필요한 조치 이행을 전제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북한도 이산가족 상봉 규모 및 환경·사회문화 교류 확대 등을 제시하면서 남북 관계가 예상보다 빨리 진전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일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 초청장을 보냈고, 이달 하순 서울에서 열리는 ‘동북아평화협력포럼’ 초청장도 발송할 예정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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