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즈의 향연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에 종이 팸플릿이 대거 사라졌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자라섬 축제를 찾은 수만 명의 관람객이 안내 팸플릿과 홍보 책자 대신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 축제 현장을 찾은 관객은 어찌된 영문인지 내가 듣고 싶어 하던 뮤지션 공연 길을 막힘없이 찾아가고, 공연장을 제 집 드나들듯 익숙하게 누볐다.
이는 페스티벌에 등장한 ‘비콘(Beacon)’ 기술 덕분이다. 롯데카드 등 롯데그룹 17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자라섬 페스티벌에 첨단 기술인 비콘을 도입해 IT와 문화 융합 프로젝트를 시도해 화제다.
비콘은 위치 기반 블루투스 기술의 일종이다. 이 기술은 최대 50미터까지 정보 감지가 가능해 기존 근거리무선통신(NFC)보다 도달 범위가 넓고, GPS 대비 정확도 높은 위치기반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롯데카드 등은 이 비콘 기술을 페스티벌에 결합, 스마트폰 앱 하나로 공연 출연진에 대한 정보는 물론 세부 프로그램, 교통편과 길 찾기 기능을 제공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옴니채널 구현을 통해 자라섬 페스티벌을 첨단 축제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롯데카드는 ‘롯데멤버스 Jazz’ 애플리케이션(앱)을 축제에 맞춰 상용화했다. 이 앱을 다운받아 공연장 입구에 들어서자 자동으로 앱이 구동되고, 17개 롯데 계열사가 각종 공연 정보와 이벤트쿠폰 등을 비콘을 통해 쏟아낸다.
롯데카드는 비콘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배터리 충전 및 프리미엄 라운지 정보를 제공,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롯데멤버스는 밤에 필요한 담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비콘을 활용해 진행했고, 롯데피트인은 무료 커피와 도넛 쿠폰을 실시간 제공했다. 롯데시네마는 카라멜 팝콘 2000원 할인쿠폰을, 롯데홀리데이는 여행상품 10% 할인 쿠폰 등을 서비스했다. 문화 축제 기간 중 반드시 필요한 니즈를 비콘에 담아 관람객 스마트폰과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다.
관람객은 방대한 스마트폰 하나로 길 찾기부터 원하는 공연 찾아가기, 할인쿠폰과 풍성한 선물 정보를 받았다. 앱에는 각종 교통편은 물론 프로그램 소개, 출연진, 지도가 기본 서비스로 제공되며, 17개 롯데 계열사의 부대 서비스를 클릭 한번으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한 관람객은 “앱 하나로 길찾기부터 모든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편리했다”며 “과거에는 공연 장소 찾는 데에만 수십 분이 걸렸지만, 비콘을 활용한 앱으로 원하는 공연장 등을 바로 찾을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번 자라섬과 비콘의 만남은 향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다양한 결제 정보와 마케팅 툴을 융합할 수 있는 실험무대여서 주목된다. 신용카드 업계가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비콘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이 몰리는 엔터테인먼트에 비콘 활용 여부가 부상하고 있어 ‘문화+IT’의 신융합이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20~30대 젊은 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문화’ 콘텐츠 결합사업이 상업적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자라섬 페스티벌 비콘 적용 현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