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쇼케이스’는 출시 준비 중 혹은 이미 시중에 선보인 국내외 제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코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ebuzz.co.kr)는 참신함, 기능, 디자인 등을 두루 살펴 사용자가 흥미로워 할 만한 아이디어 제품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1. 페레스

냉장고에 식재료를 묵혀두다 뒤늦게 발견할 때가 있다. 가장 애매한 순간은 그렇게 발견한 재료가 상했는지, 안 상했는지 판단이 안 설 때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찝찝하다. 그렇게 먹는 걸 미루다 결국 완전히 상해버리고 만다.
‘페레스(peres)’는 이런 악순환을 끊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모든 식재료는 아니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에 한해서 말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페레즈 앞쪽에 위치한 네 개의 센서 덕택이다. 이 센서는 온도, 습도, 음식이 상할 때 발생하는 암모니아 및 100개 이상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검출해 음식의 신선도를 판단한다.
조작법은 사용자가 페레스를 식품 쪽에 향하게 한 뒤 버튼을 꾹 눌러주면 끝이다. 관련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된다. 이곳에서 식재료 안전성의 상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색상은 검정, 하늘, 형광초록, 연보라, 하얀색 총 5종이고 가격은 150달러 예정이다. 이 제품은 소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며 성공적인 투자를 받았다. 현재는 모든 생산을 마무리하고 발송을 앞두고 있다.
이버즈 한줄평:상한 고기, 냄새로 잡아낸다.
2. 차단차단 카드홀더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난처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한 장의 승차권을 사용해 주세요”라는 안내 멘트가 나올 때다. 길을 가로막고 주섬주섬 카드를 찾다가는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다.
대개 지갑에 교통카드와 함께 다른 카드를 넣어두는 일이 많은데 이때 오류 발생이 빈번하고 카드 마그네틱이 손상될 수 있다.
아이디어오디션에서 탄생한 ‘차단차단 카드홀더’는 이러한 고민을 말끔히 해결하는 제품이다. 아이디어오디션이란 생활 속에 묻혀있던 일반인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도록 돕는 프로젝트로 중소기업청과 현대홈쇼핑이 지원하고 있다.
차단차단 카드홀더는 아이디어오디션 우승작이다. 카드지갑 중간에 알루미늄 시트지를 넣어 카드가 한 장씩 찍히도록 했다. 교통카드는 맨 앞쪽에 넣고, 두 번째 칸에는 다른 카드를 두면 된다. 중간에 구멍을 뚫어 카드를 쉽게 뺄 수 있도록 했으며 카드 빠짐 방지 기능도 적용했다.
이버즈 한줄평:개찰구 앞 울렁증 이젠 안녕.
3. 마음 스캐너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더 사람들은 서로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한다. 진실게임과 거짓말 탐지기의 탄생도 아마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지난 3일 도쿄도립 산업 무역 센터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장난감 박람회 2014’에서 흥미로운 장난감이 소개됐다. 바로 일본의 장난감 제조 기업 다카라 토미가 선보인 ‘마음 스캐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장난감은 구체적인 생각까지는 나타내지 못하지만 마음이 동요하는 정도를 알려준단다. 헤드세트처럼 생긴 제품을 세로 방향으로 착용한다. 이마 부분에는 램프가 달려있는데 심리 상태에 따라 색상이 바뀐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이마와 닿는 부분에는 혈류 속도를 읽고 판단할 수 있는 LED와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 있다. 혈류가 빨라지면 빨간색, 혈류 속도가 미미하게 달라지면 노란색, 혈류의 변화가 없으면 녹색으로 램프 색이 변한다.
하지만 장난감은 어디까지나 장난감이다. 최첨단 거짓말 탐지기도 정확도 100%를 보장할 수 없는데 하물며 2500엔에 불과한 장난감이야 오죽할까. 진지함 대신 재미로 즐기는 게 적절하다.
이버즈 한줄평:믿거나 말거나 거짓말 탐지기.
4. 비스트로

반려동물을 위한 자동 급식기는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비스트로(Bistro)’란 제품은 정말이지 색다르다. 사람 얼굴도 아니고 고양이 얼굴을 구분해 인식하니 말이다.
아무리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 집사라 불린다 해도 24시간 내내 옆에 붙어있을 순 없다. 이 때문에 외출할 땐 필히 먹이를 미리 챙기고 나와야 한다. 키우는 반려묘가 한 마리라면 별 문제가 없을 터다. 하지만 두 마리 이상을 키운다고 가정한다면 얘기는 다소 복잡해진다. 힘 쎈 한 녀석이 먹이를 독식할지도 모를 일이고 몸집에 따라 먹어야 할 사료의 양도 다른 이유에서다.
비스트로의 장점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바로 고양이 얼굴을 인식해 각 고양이에 알맞은 사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먹이통은 고양이 얼굴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구멍만 뚫려 있어 다른 반려동물이 뺏어 먹는 게 애당초 불가능하다. 또 한 번 식사한 고양이에겐 중복으로 급식하지 않아 지나치게 살이 찌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비스트로의 발판은 체중계 역할을 겸한다. 고양이는 밥을 먹을 때마다 체중을 측정하는 셈인데 관련 앱에 몸무게 변화가 꾸준히 기록된다. 알맞은 사료의 양을 설정하는 데 참고자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비스트로는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목표 펀딩액을 초과 달생했다. 내년 2월을 목표로 출시 준비 중이며 가격은 249달러로 알려졌다. 단 반려견에 사용하게 된다면 정확성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최적화돼 있는 제품이란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또 세 마리 이상이면 음식량이 부족할 수 있으니 이 점은 참고해야겠다.
이버즈 한줄평:이젠 반려동물 급식에도 첨단 기술 접목.
5. 스마티팬즈

요리를 잘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신선한 식재료를 골라야 하는 것은 기본, 온도와 시간도 잘 맞춰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각 재료를 얼마만큼 넣는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바뀐다. ‘스마티팬즈(SmartyPans)’는 높은 장벽을 만난 요리 초보자를 도울 똑똑한 주방용품이다.
원활한 사용을 위해선 일단 블루투스를 이용해 냄비와 모니터가 있는 스마트기기를 연동해야 한다. 전용 응용 프로그램은 ‘레시피 모드’ ‘메트릭 모드’ 크게 두 가지 모드로 작동한다.
메트릭 모드에서는 현재 냄비의 온도와 무게 등 비교적 간단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레시피 모드다. 이곳에선 조리법을 선택한 뒤 요리 진행률을 살펴볼 수 있다.
냄비 내부에 센서가 내장돼 있는데 여기서 측정한 식재료 내부의 온도와 습도, 무게 등의 정보가 응용 프로그램으로 보내진다. 이 정보에 바탕을 두고 식재료를 추가해야 할 때와 조리를 멈춰야 할 때 알려준다. 또 적정 온도를 지키고 있는지도 체크해준다. 이 정도라면 지상 최고의 요리 완성까진 힘들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은 보장해줄 수 있을 듯하다.
저장된 조리법만 1000개기 때문에 웬만한 요리 정보는 모두 제공받을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조리법을 작성해 다른 스마티팬즈 사용자와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제품은 현재 소셜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다음 달 17일까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목표액은 9만달러로 만일 이를 달성하면 내년 10월께 배송을 시작할 전망이다. 제품 판매가는 189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이버즈 한줄평:요리 무법자도 요리 능력자로 바꿔주는 마법의 제품.
6. 하이브리드 무선충전패드

스마트폰하면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게 바로 배터리다. 게임과 메신저, 콘텐츠 감상,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닳아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상당수의 사용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스마트폰 충전기를 찾곤 한다.
최근엔 충전을 좀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무선충전기능 지원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엉키고 꼬인 선을 찾아 꽂는 번거로움과 작별할 수 있다. 무선충전기 위에 툭 올려놓기만 하면 되니 이전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변한 셈이다.
코마테크의 하이브리드 무선충전패드는 이런 무선충전기능 지원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다. 깔끔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지녔으며 편의성과 활용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두 가지로 형태로 바꿀 수 있다. 패드형은 눕혀서, 스탠드형은 스마트폰을 거치한 상태로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를 편하게 즐기고자 전용 거치대를 따로 구매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 제품을 거치 형태로 놓고 사용하면 편안한 영상 감상은 물론이고 충전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간단한 업무나 통화를 할 때도 편리해 보인다. 크기는 111×74×12㎜에 불과해 가정과 사무실을 오가며 언제든 간편하게 쓸 수 있다.
여타 충전기와 마찬가지로 LED 창을 이용해 충전 상태를 알 수 있다. 충전 중일 때는 적색, 충전이 완료됐을 땐 녹색으로 변한다. USB케이블로 노트북PC 및 데스크톱PC와 연결해 전원 공급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만일 이 과정에서 이물질이 감지되거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춘다고 하니 안전에 대한 염려는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이버즈 한줄평:충전 시에도 영상 감상을 편안하게.
7. 퐁당 저금통

저금통은 기본적으로 열기 힘든 구조일수록 돈이 잘 모이는 듯하다. 모으자 해놓고 조금씩 가져다 쓰다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건 시간문제니 말이다.
‘퐁당 저금통’은 들어가기는 쉽고 나오기는 어려운 통발의 원리를 적용해 만든 제품이다. 입구가 널찍해 크기가 큰 500원짜리 동전이나 지폐를 넣는 것은 매우 쉽다. 그러나 일단 한 번 들어가면 뒤집어 흔들어도 저금한 돈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해 동전 모으기에 재미를 붙이게 한다는 게 제품 기획자의 설명이다.
물론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므로 동전 빼는 방법은 존재한다. 하단 뚜껑의 삼각형이 서로 마주보도록 돌리는 방식이다. 유혹의 손길을 느끼지 않으려면 자주 뒤집어보지 않는 게 좋겠다.
색상은 노랑, 빨강, 하얀색 3종으로 플라스틱과 비교해 강도가 세고 표면 광택이 좋은 ABS 소재를 사용했다. 간결하고 매끈한 외형을 언뜻 보면 도자기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 제품은 일반인의 우수 아이디어를 채택한 뒤 집단 지성을 활용해 제품을 상용화하는 국민 아이디어 실현 플랫폼 아이디어 오디션에서 완성됐다.
이버즈 한줄평:들어가긴 쉽고 나오긴 어려운 ‘통발형’ 저금통.
황민교기자 min.h@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