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이 카톡폰 찾는 이유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가입자 수는 5,600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는 올해 안에 4,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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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인구 증가는 조사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국내 스마트폰 사용 행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12년만 해도 스마트폰 사용률은 53%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80%를 넘겼다. 성인 5명 중 4명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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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이상 중장년층 “다기능보다 인맥유지”=눈길을 끄는 건 연령대별 사용률이다. 올해 7월 기준으로 20대와 30대는 각각 99, 97%에 달하는 스마트폰 사용률을 나타낸다. 2013년만 해도 84%였던 40대도 92%로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건 50대다. 2013년 68%였던 50대는 80%까지 사용률이 늘어났다. 60세 이상의 경우 같은 기간 30%에서 37%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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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조사연구소는 2013년 조사 당시 보고서를 통해 2012∼2013년 2년간 연령대별 스마트폰 사용률 추이를 바탕으로 60세 이상의 스마트폰 전환 여부가 정체된 스마트폰 사용률 추가 상승의 관건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미 보급률이 90% 이상을 넘긴 20∼40대와 달리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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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들 50대 이상 사용자는 도대체 스마트폰으로 뭘 하고 싶어 할까. 연령대를 떠나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되는 가장 큰 동기를 불러오는 건 50.2%가 SNS 서비스라고 한다. 또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능 역시 73.%가 SNS 서비스라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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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서비스가 스마트폰 사용 동기가 된다면 조금 구체적으로 다시 올해 4월 알바천국이 발표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조사 결과는 10∼60대 SNS 사용자 2,236명을 대상으로 한 것. 조사 결과 가장 많이 쓰는 SNS 서비스는 카카오톡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카카오톡은 전체 응답자 중 37.%, 다음으로는 페이스북 31.8%, 카카오스토리 12.7%가 뒤를 잇고 있다. 이들 3개 SNS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7%에 달한다.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만으로도 전체의 과반수에 달하는 49.9%다.

다만 여기에서 다시 연령대를 따져보면 사정은 더 확실해진다. 연령대별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이용률 차이를 보면 10대는 6.9%, 20대도 3.6%에 불과하다. 둘 다 많이 쓴다는 얘기다. 하지만 30대 9.3%, 40대 14.4%, 50대 이상은 13.4% 등 나이가 많을수록 차이는 더 벌어진다. 결국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카카오톡 하나만 단독으로 쓰는 비율이 가장 많다. 실제로 40대 이상의 카카오톡 단독 이용률은 20.5%로 20대보다 1.7배나 높다.

50대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다양한 기능보다 이들이 원하는 건 인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다시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조사 결과로 돌아가 보면 50대 이상만 해도 향후 스마트폰 사용 의향이 42%지만 60대 이상은 16%에 불과하다. 이들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50대 이상은 다양한 기능보다 인맥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기능을 원하지만 이에 맞는 스마트폰을 찾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른바 ‘효도폰’으로 불리는 제품이 실제로는 어르신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피처폰처럼 쓰는 스마트폰 ‘카톡 버튼도’=이런 점에서 보면 LG전자가 9월말 이동통신3사를 통해 출시 예정인 와인스마트는 이런 중장년층의 입맛을 제대로 공략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피처폰 시절을 이끈, 중장년층에게는 익숙한 폴더폰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아직 스마트폰으로 전환하지 않은 중장년층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피처폰이 폴더라는 점을 감안하면 익숙한 전환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폴더폰의 또 다른 장점은 물리적인 버튼 처리에 있다. 실제로 이 제품에는 폴더형 피처폰과 마찬가지로 문자나 주소록, 앨범, 카메라 같은 기능을 모두 핫키(Hot Key)로 따로 빼놨다.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앞서 설명한 것처럼 중장년층 이상이 가장 원하는 인맥관리, 그 중에서도 이용률이 가장 높은 카카오톡까지 물리적인 버튼 형태로 따로 뺐다. 이른바 카톡 버튼만 한 번 누르면 카카오톡에 곧바로 접속해 인맥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리적인 버튼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매력적이고 직관적이다. 또 다른 장점은 방향키. 물론 여느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직접 화면을 터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년층은 터치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 이 제품은 터치 뿐 아니라 기존 피처폰처럼 방향키 버튼을 이용해 커서를 움직일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인터넷 서핑이나 앱 등 스마트폰 기능을 “그냥 피처폰처럼 쓰라”는 것이다.

와인스마트의 또 다른 장점은 화면 아이콘 배치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장년층이 처음 스마트폰 화면을 접하면 너무 번잡스럽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 제품은 한 화면에 앱을 가로세로 3줄씩 9개만 표시해준다. 대신 아이콘과 글자 크기는 모두 키웠다. 돋보기 없이 화면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사양으로만 보자면 해상도는 480×320을 지원하는 88.3mm(3.5인치) 화면이지만 피처폰에 익숙한 중장년층에겐 친숙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와인스마트에서 눈길을 끄는 포인트는 60대 이상 노약자를 배려한 안전지킴이 기능. 보통 이 정도 연령층은 자식이 부모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할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와인스마트는 부모의 상태를 자식 같은 보호자가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 3가지를 제공한다.

먼저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면 미리 등록해놓은 보호자의 폰으로 알아서 위치 정보를 전송해주는 휴대폰 미사용 알림 기능. 또 미리 지정해놓은 위치에서 벗어날 경우 보호자에게 마찬가지로 자동 위치 전송을 해주는 기능, 마지막으로 긴급 통화를 누르면 보호자에게도 위치를 전송해주는 긴급 상황 알림이 그것이다. 이들 기능의 경우 효도폰이나 어린 자녀를 위한 기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시선을 잡는 건 DMB와 FM라디오 같은 작은 것 같지만 중장년층에겐 활용도가 높을 배려다. 피처폰 시절부터 자주 이용하던 DMB나 FM라디오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건 중장년 혹은 노년층이 익숙한 이용 환경을 그대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 환경을 접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밖에 전화 통화를 할 때 수신음이 나오는 리시버 홀 면적을 넓게 설계해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1W짜리 스피커를 곁들이기도 했다.

와인폰 시리즈는 지난 2007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이번으로 6번째다. 누적 판매량이 500만 대를 넘길 만큼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효도폰이라는 장점을 십분 살렸기 때문이다. 이번 와인스마트 역시 폴더와 물리적 버튼, 이용률이 높은 카카오톡 등을 내세워 중장년층 이상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양을 보면 쿼드코어 1.2GHz에 램 1GB를 갖췄고 저장공간은 롬 4GB 외에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이용해 32GB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본체 앞뒤에 30만, 8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고 1,700mAh 착탈식 배터리,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4.0을 지원한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 킷캣, 가격은 40만원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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