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양쪽 전극에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의 용량과 충전속도를 높이고,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물질을 발굴했다.
포항공대 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팀은 서울대 강기석 교수, 중앙대 윤성훈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나노기공이 있는 니오비윰계 산화물에 탄소를 코팅한 복합체를 음극물질로 활용해 고용량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를 구현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음극물질은 빠른 출력이 장점인 티타늄 기반 산화물이 주로 쓰인다. 하지만 티타늄 기반 산화물은 이론용량과 전기전도성이 낮아 새로운 음극물질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팀은 티타늄 보다 전기화학적 성능이 우수한 나노기공이 있는 니오비윰계 산화물을 사용해 충전속도를 높이고, 용량도 확대했다. 이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는 약 1분 만에 최대 용량의 60%를 충전하는 고속 충전성능을 보였다.
티타늄을 음극소재로 활용한 것보다 에너지 용량도 약 1.5배나 많았다. 기공을 통해 이온이 이동하면서 많은 이온을 저장할 수 있고, 탄소 코팅으로 전기전도성을 높여 전자가 원활히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1000회의 충·방전에도 초기 용량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300회의 충·방전에 초기 용량의 90%를 유지하는 기존 티타늄 기반 배터리에 비해 수명도 길게 나타났다.
이진우 교수는 “최근 개발된 하이브리드 슈퍼커패시터 중 우수한 에너지 및 출력밀도를 갖는 사례”라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또는 전기자동차의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8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