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확대의 여파로 단기 고점을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6월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이달을 기점으로 배럴당 100달러 이하에 진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두바이유 현물가가 이달 5일 100달러 이하로 진입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15일 기준 95.1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랜트유 선물 유가는 8일 100달러 이하로 진입해 96.65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원유도 92.92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6월말 125.42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싱가포르 휘발유도 약세를 유지하면서 15일에는 108.39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국제 유가 약세 원인은 국제 원유 초과공급 상황, 지정학적 불안요인 완화, 달러화 강세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8월 세계 원유 공급량은 비OPEC 원유생산 증대 영향으로 전년 대비 일일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EU와 중국의 경기침체 지속, 일본 발전용수요 감소 등 영향으로 원유 수요는 정체 상황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셰일 등 비전통원유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非OPEC국가들의 원유공급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PEC이 현재 생산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공급초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라크, 리비아, 우크라이나 등 최근 정정 불안이 발생했던 지역의 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라크의 경우 IS와의 내전은 지속되고 있으나 생산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연방정부 구성 등으로 불안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리비아는 정부와 반군간 일부 협상타결로 원유생산량이 증가 추세이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서방과 러시아 간의 갈등도 지속되고 있으나 공급차질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그동안의 국제유가 안정이 반영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다. 15일 기준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16.09원로 9주 연속하락하면서 지역에 따라서는 평균 판매가가 리터당 1700원대로 형성된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경유 판매가격도 리터당 1620.34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산업부는 해외 주요기관 전망을 들어 100달러 전후의 하향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라크 내전,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협상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악화될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동향(달러/배럴)>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