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9월 16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비행사를 수송하기 위한 일명 ‘우주택시’, 상업용 유인 우주선 개발 기업으로 보잉과 스페이스X 2곳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이르면 2017년 유인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나사는 이전부터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 비행사 수송을 자체 로켓과 우주선이 아닌 민간기업에 위탁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나사는 그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기 위해 인당 7,000만 달러를 지불하며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계약은 오는 2017년 끝난다.
나사는 러시아와 계약을 맺은 2011년 이전인 2006년에도 COTS(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s)라고 명명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기도 했다.
이미 무인 보급선은 스페이스X가 팔콘9 로켓과 보급선인 드래곤을, 경쟁사인 오비탈 사이언시스가 안타레스 로켓과 보급선 시그너스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양사는 나사와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수송하는 계약 CRS(Commercial Resupply Services)를 맺고 지금도 정기적으로 수송선을 발사하고 있다.
물론 나사는 화물 운송과는 별개로 유인 우주선과 이를 발사하는 로켓 개발 프로그램인 CCDev(Commercial Crew Development)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2회에 걸쳐 보잉과 스페이스X, 시에라네바다 3사가 경쟁을 벌여 각각 우주선 개발을 진행했다.
이번에 나사가 발표한 건 3회 격인 CCiCAP(Commercial Crew integrated Capability) 우승자이자 4회인 CCtCAP(Commercial Crew Transportation Capability) 참가 자격을 얻은 기업이다. 보잉과 스페이스X는 나사에 추가 자금을 받으면서 실제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발사할 유인 우주선과 로켓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탈락한 시에라네바다가 개발 중이던 우주선인 드림체이서를 어떻게 할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보잉은 CST-100(사진 위)이라고 불리는 캡슐형 우주선을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아틀라스Ⅴ 로켓을 이용해 발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개발 중인 캡슐형 로켓 드래곤V2(사진 아래)와 자체 개발한 팔콘9 로켓을 이용할 계획이다.
계약 금액은 68억 달러. 이 가운데 보잉이 42억, 스페이스X는 26억 달러다. 계약 내용에는 최소 1회 유인 우주 비행을 실시하고 우주선과 로켓 발사 후 궤도 변경,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 후 지구 귀환 등을 실시하는 걸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나사에 기능과 성능, 안전성 등을 증명해야 하는 것. 또 발사할 때에는 나사 우주 비행사 최소 1명을 태우는 것도 조건에 포함되어 있다.
보잉과 스페이스X 양사 중 어느 쪽이 먼저 발사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첫 발사는 2017년 예정이다. 이후 나사가 평가를 끝내게 되면 유인 우주 비행을 실시하게 된다. 유인 우주 비행 미션은 2∼6회가 될 전망이다.
앞서 설명했듯 나사는 우주왕복선 은퇴 이후 그동안 우주 비행사 수송을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맡겨왔지만 이번 우주선이 개발되면 러시아 의존도에서 탈피하게 된다. 미국 내에서 유인 로켓 발사도 재개될 수 있게 된다. 나사 측 역시 이번 발표에 맞춰 우주 운송수단을 타국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걸 명확히 하고 있다. 2017년까지 미국 우주 비행사를 태운 미국 우주선을 미국 땅에서 발사, 러시아 유인 수송 의존도를 끝내는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사는 지구 저궤도에 물자와 우주 비행사 수송을 민간에 맡기고 화성 유인 비행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더 집중할 예정이다. 나사가 발표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 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