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후쿠시마는 ‘안전한 원전’이죠.” 마크 W 펙터 웨스팅하우스재팬 CEO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에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게 가장 큰 변화”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원전 사고가 흔하지 않은 일이지만 중대 사고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펙터 CEO는 “후쿠시마 사고는 설계 예상치를 뛰어 넘는 것으로 예측 불가능한 자연 재해에 대비를 하게 됐다”며 “발주처도 안전 설비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급업체인 웨스팅하우스에서도 기술적으로 안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법은 AP1000으로 웨스팅하우스가 최근 선보인 원자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모든 규제를 충족하는 첫 설비다. 외부 전원이 완전 차단돼도 72시간 동안은 내부 냉각수가 자동으로 증발과 응결 과정을 거치면서 원자로를 냉각하는 방식이다. 펙터 CEO는 “원전은 특성상 어느 때고 완벽한 안전장치가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며 “사고를 가정하고 부품 수명이나 안정성을 여유 있게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운영 중인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아니다.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는 대부분 대비했다. 펙터 CEO는 “최근 미국에 태풍이 몰려왔을 때도 석탄화력 발전소는 가동을 중지했지만 원전은 쉬지 않고 전력을 공급했다”며 “원전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일 뿐만 아니라 배출가스가 없어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등 청정 에너지”라고 소개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도 세계적으로 50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 중인 이유다. 아랍 에미레이트 연합(UAE)이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자원이 많은 국가가 원전을 건설하는 것도 이러한 장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펙터 CEO는 설명했다.
펙터 CEO는 “최근 한국에서는 원전 비리 사건이 안전과 연결되면서 원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익성 때문에 무리하게 원전을 가동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투명성 확보다. 정책 결정할 때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펙터 CEO는 “신뢰는 반복되면서 쌓인다”며 “안전이나 정책 모두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일반 국민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