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원전, 이제는 새로운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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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원자력 및 방사선 관련 30여개의 정부 부처·기관·기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주요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후쿠시마 사고 악몽에서 벗어나 원전 산업 지속성장을 위한 노력’. 17일 개막한 ‘2014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NURE 2014)’에 참가한 원전 산업계의 모습이다. 올해 주제인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의 참의미가 행사장 곳곳에 그대로 묻어났다. 기관과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도 원전과 방사선 안전 기술 소개에 무게중심을 뒀고 원전산업의 취약점이었던 핵연료 등 방사선 폐기물 처리 솔루션도 소개됐다.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미래 원전의 청사진을 보여준 장이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미래를 준비한다.

‘안전’ 또 ‘안전’. NURE 2014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원전 안전 우려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였다. 안전에 대한 확고한 국민 신뢰도를 확보하고 이에 기반을 둔 수출 산업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원전 관련 기관과 기업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성장한 원전 안전 고도기술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행사에서는 올해 수립 예정인 원전기술 국가로드맵 ‘Nu-Tech 2030’ 방향이 공개됐다.

‘Nu-Tech 2030’은 원전산업 안전성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방사선 폐기물 등 원전 사후 관리 기반을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원전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중견기업과 생태계 활성화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우리가 보유하지 못했던 원전 미자립 기술의 국산화 성과도 선보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 원전 모델인 ‘APR1400급’ 원자로 냉각재펌프가 대표적이다.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핵연료 열 제거를 위해 냉각제를 순환시키는 펌프로 무게만 80톤에 가깝다. 또 다른 핵심기술 국산화 성과로 원전 설계 핵심 코드가 소개됐다. 원전 설계와 안전성 확인을 위한 전산 프로그램으로 핵연료 배치에서 안전성 해석, 격납건물 성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원전 안전성 향상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 지진 대응 부문에서는 한국전력기술의 수출형 원전을 위한 면진시스템 적용 기술이 소개됐다. 기존 내진설계를 극복해 강지진에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원전 면진 관련 장치의 국산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중대사고 종합해석코드와 APR1400 물리적 방호 설계 체계 구축 기술 등을 소개했다. 특히 테러와 군사적 파괴에 대응하는 물리적 방호 기술은 9·11 테러 이후 원전시설물 관련 기술이 국제적으로 공유되지 않았던 만큼 독자기술 확보에 따른 원전 해외수출 장벽 제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설의 모형을 제작해 참관객에게 보여줬다. 시설은 총 부지면적 210만㎡로 총 80만개의 200리터 드럼을 처분할 수 있다. 1단계 사업은 10만드럼 규모의 동굴처분 방식으로 건설됐고 2단계 사업은 12만5000드럼 규모의 천층처분 방식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중기 원전 안전 기술

원자력 분야 중소기업도 다양한 기술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엘에치이는 원전용 대용량 판형 열교환기를 공개했다. 이 열교환기는 기존 전열판과 비교해 동일압력손실 대비 열전달 효율을 증대시킨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굴곡형태로 유체의 정체영역 없이 균일한 분배가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전열판 강도도 향상됐다. 신한울 원자력발전소에 도입될 예정이며 해외로는 미국과 UAE에 진출에 성공했다.

비에이치아이는 안전 설비인 비상노심냉각계통 피동여과장치를 개발해 선보였다. 이 장치는 원전 냉각계통 고장이 발생했을 때 비상노심냉각수를 피동적으로 여과하는 설비다. 국내에는 한울, 한빛, 월성 원전 등에 사용됐고 중국 진산원전에도 사용되고 있다.

미래와도전 역시 원자로건물 파손 방지를 위한 여과 배기 계통이라는 안전설비를 소개했다. 이 설비는 원전 중대사고 시 원자로 건물이 과압으로 파손 우려가 있을 때 건물 내 방사선 물질을 충분히 여과해 위험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 점검 결과 국내 전체 원전에 설치가 권고된 설비이기도 하다.

올해 엑스포에 처음 참가한 동원엔텍은 방사선 차폐복과 사용후 핵연료 저장용기를 전시했다. 방사선 차폐복은 나노입자를 사용해 차폐물질로 납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으로 산업과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과 함께 개발 중인 사용후 핵연료 저장용기는 현재 개발 중으로 경수로형 핵연료 18개 저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승호 동원엔텍 대표는 “그동안 원자력·방사선 전문 전시회 소식을 듣지 못해 참여하지 못했었다”며 “이번 행사에서 방사선과 핵연료 국내 기술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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