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마이 웨이`

쿠팡의 ‘마이웨이’ 행보가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다른 유통 채널·서비스에 종속될 수 있는 사업 방식을 극도로 피하면서 독자 행보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유입을 위한 마케팅이나 광고 등에서도 이런 행보는 두드러진다. 소셜커머스가 모바일 주요 쇼핑 채널로 떠오른 가운데, 유선 웹에서 오픈마켓이 네이버 지식쇼핑 의존도가 높아진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여러 소셜커머스 할인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쿠폰차트’에 정보 제공을 중단했다. 다른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상품을 정해진 기간 동안만 파격가에 파는 소셜커머스식 ‘핫딜’을 잇달아 도입하면서 기존 소셜커머스 외 오픈마켓이나 홈쇼핑도 쿠폰차트에 새로 입점하는 것과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폰차트는 여러 소셜커머스 딜을 비교해 보여주고 해당 사이트로 연결해 주는 모바일 ‘지식쇼핑’으로도 볼 수 있다”며 “쿠팡이 외부 채널에 매출이 휘둘릴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 정보 제공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은 모바일 광고 업계에도 ‘까다로운’ 고객으로 통한다. 보통 모바일 광고 기업은 광고를 통한 고객 유입 경로, 체류 시간 및 이동 경로, 재구매율 등 다양한 분석 데이터를 함께 제공하며 부가가치를 높인다.

반면 쿠팡은 이런 분석 작업을 자체 소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분석을 자체 수행, 관련 데이터도 독자 보유하고 광고사에는 매체 제공만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모바일 간편 결제 ‘카카오페이’ 도입 계획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다른 전자상거래 기업이 “향후 성과 등을 보며 천천히 도입을 검토한다”는 입장인데 비해 쿠팡은 “카카오페이를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체 커머스 서비스를 보유한 잠재적 경쟁자 카카오에 결제 정보를 넘기길 꺼리는 것이다.

쿠팡의 이런 행보는 소셜커머스 1위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가 사용자 접점 확보에 절대적이었던 유선 시장과는 달리 모바일에선 각 사용자 필요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도 배경이다. 사용자 확보를 위한 적극적 마케팅으로 지난해 쇼핑 앱 최초로 1000만 다운로드 돌파에 성공했다. 쿠팡은 유통 업계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광고를 공격적으로 집행한 기업이기도 하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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