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평창 2014` 194개국 평창서 생물다양성 논의

세계인을 불안에 떨게 했던 신종플루. 질병 치료제는 팔각회향이라는 식물에서 만들어진다. 100대 명약이자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아스피린도 버드나무 추출 물질이 원료다. 자연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물은 물론이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원천 자원을 가진 유전자 광산과 같은 곳이다. 최근 문제가 된 에볼라, 미래 인류의 생존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 슈퍼 박테리아 치료 물질도 생물자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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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연 파괴로 인해 수많은 종이 사라지고 이로 인해 미래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물자원의 고갈이 우려된다. 이에 세계 각국은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생물자원 보호와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2회차 세계 총회가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국제 환경협약 총회가 국내에서 열리기는 처음이다.

◇생물 다양성의 위기와 지속가능

생물 다양성(Biodiversity)은 에드워드 윌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985년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발표한 논문 ‘생물학적 다양성의 위기’에서 이론적으로 주창하면서 시작됐다. ‘동식물종과 미생물’과 그들이 주변 환경과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된 생태계, 각 생물종 안에 있는 유전자의 다양성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생물 다양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생태계 파괴에 따른 동식물 멸종으로 다양성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UN에서 발간한 ‘새천년 생태계평가’에 따르면 현재의 생물종 멸종 속도는 과거 자연 상태보다 100배 내지 1000배가량 빨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순간에도 15분마다 1개 동식물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인류의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자원이 계속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생물 다양성 위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불과 4~5년 전까지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제비, 뜸부기, 쇠똥구리 등을 이제는 농촌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식량의 거의 100%가 동식물성이고, 의약품의 46% 이상도 동식물성이거나 동식물성 추출 물질을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물 다양성의 축소는 인류의 생존과 건강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생물 다양성 손실에 대한 범지구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1992년 브라질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를 계기로 생물다양성협약(CBD)이 채택됐다. 협약은 1993년 12월 발효된 이후 194개국이 가입해 있다.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더불어 세계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다.

생물 다양성의 보전과 구성요소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유전 자원 이용에 따른 이익의 분배를 주로 논의하며, 부속 의정서로는 유전자원 접근과 이익 공유를 담은 ‘나고야의정서’, 바이오 안전성을 논의한 ‘카르타헤나 의정서’가 있다. 최근에는 각국 유전자원 제공과 이를 활용한 사용국간 이익분배의 타당성을 놓고 나고야의정서가 관심을 끌고 있다.

◇평창 총회의 의의

평창 총회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2010년 채택된 ‘2011~2020 생물다양성 전략계획 및 아이치 목표’의 이행을 중간 점검하고, 이행 증진을 위한 로드맵을 논의·채택한다. 아이치 목표란 2020년까지 생태계 복원력을 회복하고 필수적인 생태계 서비스의 지속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지구의 생물다양성, 인류 복지와 빈곤 퇴치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채택한 20가지 세부 과제다. 인식제고, 이해 관계자 참여, 외래종 관리, 기후변화 대응, 보호지역 확대, 멸종 위기종 관리, 유전다양성 증진, 생태계 복원, 나고야의정서 이행, 과학기술 이전, 재원 등이 대상이다.

총회 기간 중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제1차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가 개최돼 그 이행체계 구축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관심 포인트다. 여기에 생물 다양성이 지속 가능발전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 요소가 된다는 것을 각 국의 정책 담당자와 이해 당사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소위 ‘생물 다양성 의제의 주류화(mainstreaming)’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협약 이행 증진을 위한 재원동원, 과학기술협력, 생물정보체계 구축, 개도국 역량 강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이다.

총회 결과물로서 ‘2011-2020 생물 다양성 전략 계획과 아이치 목표’ 이행에 대한 중간평가를 토대로 이행 증진과 아이치 목표 달성을 위한 ‘평창 로드맵’을 제시해 총회 결정문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평창 로드맵은 2020년까지 국제사회가 생물 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일정을 모두 담게 되며, 아이치 목표별 필요한 조치 사항, 이행 촉진 수단으로서의 과학기술 협력과 역량강화, 협약 이행에 필요한 재정동원 전략을 포함한다.

총회 일정 동안 우리 정부는 개도국 기술 수요를 선진국의 과학기술 역량, 재원과 효과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바이오브리지 이니셔티브’ 사업을 제안해 출범시키고, 고위급(장관급)회의에서는 ‘강원선언문’을 채택해 생물다양성의 창조경제적 접근과 DMZ로 생물다양성과 평화증진 메시지를 포함할 예정이다.

지난 11일에는 환경부와 통일부가 함께 북한 국토환경 보호상에게 총회 초청 전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북한 대표단이 이번 총회에 참석해 DMZ 등 남북간 환경과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 지혜를 모으고 환경협력을 확대하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개 아이치 목표와 이행평가(초과달성(5), 달성예상(4), 달성미달(3), 변화없음(2), 후퇴(1))

[이슈분석] `평창 2014` 194개국 평창서 생물다양성 논의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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