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시장에 뛰어든다. 오는 11월부터 양산할 100lm/W급 OLED 조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자 현재 보편화된 형광등을 대체할 광효율을 자랑한다. 수년간 연구개발(R&D) 끝에 오스람·필립스·GE 등 선발 조명 업체들을 제치고 상업화에 성공했다. 지난 2008년 오스람이 시제품 형태로 첫 선을 보인지 6년 만에 후발 주자가 이뤄낸 개가다. 특정 기업의 일이나 산업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OLED 조명은 발광다이오드(LED)와 더불어 친환경 조명으로 주목을 받았다. 면 광원이어서 LED 조명에 비해 눈부심과 발열이 없고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제조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우리 저력을 활용하면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는 OLED 조명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OLED 전후방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비록 선진국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OLED 조명 시장을 선점할 큰 무기를 쥔 셈이다. 가뜩이나 침체한 국내 제조업이 연간 수백조원의 디스플레이 시장에 맞먹는 세계 조명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기회를 맞이했다.
이번 상업화를 계기로 이제 OLED 조명 산업 육성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 산업계가 풀 숙제는 여전히 많다. 우선 특허 경쟁에 대비하는 일이다. 한국보다 20년 가까이 앞서 R&D를 시작했던 해외 조명 선진국들은 상당한 원천 특허를 확보했다. 특허 분쟁에 대비해 방어 무기를 마련해야 한다. 민관 차원의 기술 표준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제도 정비도 빼놓을 수 없다.
산업계는 디자인 경쟁력 향상과 인력 양성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이 경쟁력이 없다면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부품과 반제품 생산에 그칠 수밖에 없다.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전문 인력이 극히 부족한 점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난제다. OLED 조명은 우리 제조업이 어려울 때 찾아온 기회다. 제조업이 아무리 힘들어도 기회는 한번이라도 꼭 온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는 듯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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