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사용해온 보건의료 용어·코드가 표준화돼 의료기관에 공개된다. 그동안 의료기관별 상이한 보건의료 용어·코드 체계로 의료정보 교류가 이뤄지지 않아 병원만 옮기면 매번 동일한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이 많았다. 사실상 의료정보 공유의 시발점으로 인식되면서 선진의료정보시스템의 첫 시도로 평가됐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 착수해 9년간 진행한 보건의료 용어 표준화를 완료, 행정예고를 거쳐 이달 고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나아가 후속 건강정보보호 법안을 마련하고 보건의료 외적 영역의 의료정보 표준화를 추진, 실질적 의료정보 교류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이번에 표준화된 보건의료 용어·코드가 고시되면 의료기관은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 등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시 이를 활용해 표준화 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의료기관은 수술, 검사 등 용어 사용이 각기 상이해 진료정보 교류 등 상호호환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고시는 의료기관 간 상호호환성 확보로 진료정보 교류 등 보건의료정보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고시에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이 표준화를 수행한 진단·의료행위·임상검사·보건·간호 등 19만3721개 용어와 코드가 포함됐다.
복지부는 이어 보건의료 외적인 영역에 대한 코드 표준화도 연내 추진할 방침이다. 대상은 △의료기관 종류·진료구분·과목 △환자 성별·보험구분·혈액형 △의사 진료과목 △투약·용법 △마취 유형 △임상검사 검체 등 40여종이다. 상이한 의료정보 사용도 의료기관 간 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원인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진료과목 코드가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청구 코드에는 없어 비슷한 코드로 입력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의료정보 공유체계 마련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건강정보보호 법안을 마련, 제정을 지원한다. 보건의료 특수성과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을 반영한 건강정보보호 법안은 정보관리방법, 의료기관 간 정보교류 절차, 환자동의 절차 등 규정을 담는다.
양윤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팀장은 “연내 의료정보 공유 체계 적용을 위한 내부 업무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건강정보보호법 제정이 이뤄지면 법적근거 기반으로 전체 의료기관 대상 진료정보 교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