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리 1차 책임·권한 지자체에 부여해야”

대전시·도시안전디자인포럼, 화재안전·재난관리 국제 세미나 열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리나라 방재 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전시는 도시안전디자인포럼과 공동으로 4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화재 안전 및 재난 관리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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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안전 및 재난 관리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국제 세미나가 3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권선택 대전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선택 대전시장과 산업계, 학계, 정부 등 국내외 관련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해 최근 세월호 등 대형 사고에서 경험한 재난 관리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재난관리 체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주제 발표 세션에서는 △화재 분석과 화재 위기 평가를 위한 시뮬레이션(권영진 호서대 교수) △일본의 시가지 화재 사례와 연소 확대 원인에 대한 고찰(하야시 일본건축연구소 박사) △일본 쓰나미에 기인한 화재 현황과 대책(일나가노 일본 가나자와공대 교수) △한국의 국가재난 관리 시스템의 현재와 미래(정상만 공주대 교수) △재난 대응 중심 조직으로서의 소방의 역할(이기환 경일대 교수) △일본 재난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타즈키 일본 동지사대학 교수) 등이 발표됐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우리나라의 재난관리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기환 전 소방방재청장(경일대 교수)은 “국내 재난관리정책은 예방-대비-대응-복구로 이어지는 체계가 시스템대로만 움직여진다면 매우 이상적이나 이를 운용하는 관료의 조직 이기주의 등으로 서로 주도권을 쥐려는 것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청장은 “예방 차원에서 대비도 중요하지만 대응 단계에서 대비는 더욱 중요하다”며 “당분간 우리나라의 재난정책 방향은 현장 중심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응 조직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만 공주대 교수는 “우리나라 자연재난·사회재난 관리 정책은 각각 소방방재청과 안전행정부로 업무가 이원화돼 있다”며 “이러한 업무체계는 기능 간 업무단절, 중복된 업무보고 등 상황관리에 혼선을 주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복합 재난에 대비해 재난안전 기능을 통합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방재 정책을 위한 정부 조직은 재난 발생 시 재해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자치단체에 방재관리 책임 및 권한을 부여하되 중앙정부는 재난관리 컨트롤에 집중해 지자체를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즈키 일본 동지사대학 교수는 “한신 아와지 대지진 이후 일본 방재정책은 도시거대재해, 비구조 및 계획적 재해 예방으로 바뀌고 있으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는 방재정책과 감재정책으로 나눠져 복지정책과 복합적으로 다뤄지고 있다”고 일본의 방재 정책을 소개했다.

이어 “최근에는 재해 약자에 대한 정책이 중요하게 다뤄질 뿐만 아니라 피난처로서의 응급가설주택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용인대 교수는 “우리나라 방재 정책은 업무 기능이 부처별로 산재돼 있고, 비현장 중심의 재난 관리, 컨트롤타워 부재 등으로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본은 미국 연방위기관리청과 같은 전담 조직은 없고, 각 성청에서 소관 업무에 재해 및 재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재난시 1차적인 책임과 권한, 행사권이 모두 지자체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해교 대전시 안전총괄과장은 “재난 발생 대비 매뉴얼이 중앙 정부 중심의 톱-다운 방식으로 만들어져 지역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난 발생 시 현장에서 기관장이 직접 주관해 컨트롤타워를 수행할 수 있도록 체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태 도시안전디자인 포럼 운영위원장은 “재난 관리 시 초기 대응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고 발생을 감지하고 정확한 사고 정보를 기반으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는 기존 유선 PC 체계에서의 사전 감시와 대응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소셜 미디어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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