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방용품 시장에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한국 주방용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세계무대에 진출한 일본제품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중국산보다는 세련된 디자인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 때문에 유명 주방용품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한국제품의 인기가 높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주방용품의 가파른 상승세는 주목할 만하다. KOTR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태국은 바이어들이 중국산 제품 수입 비중을 줄이고 한국산 수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같은 브랜드일지라도 한국 본토에서 만든 제품의 품질이 더 좋다는 인식이 확산돼 국경절에 한국을 일부러 방문해 밥솥을 직접 구매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증명하듯 이제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더 이상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닌 믿을 수 있고 갖고 싶은 ‘프리미엄 제품의 보증 수표’로 자리 잡았다.
한국 주방용품이 해외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현실은 업계 종사자로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중소기업의 제품들이 각국의 신뢰를 얻기까지 업체들의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품질관리, 해외 시장의 문을 과감히 두드렸던 노력이 드디어 성과로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업체들은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을 생산과정에 아로새기고 국내 소비자에게서 인정받지 못한 제품은 해외에 들고 나갈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제품 품질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과 발전을 토대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최근 국내 주방용품 기업들은 세계 최대 소비재 전시회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비엔테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은 이런 한국 주방용품 기업들의 선전을 포함해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지난 6월 말 현재 지난 2012년 대비 약 1.5%P 늘어난 33.5%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2011년 이후 3년간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것처럼 올해도 중소·중견기업의 선전 속에 ‘수출 8강’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의 기술력은 한국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일본은 엔저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물거품 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단계별 지원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마케팅 이노베이션지원 사업 계획’과 같이 중소 주방용품 기업이 어렵게 개발한 제품의 판로개척을 종합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시장성 평가부터 유통망 입점까지 지원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안에서 인정받지 못한 제품은 밖에서도 인정받기가 어렵다. 국내 소비자들이 외산과의 뜨거운 경쟁 속에 국내 주방용품들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정부와 국민, 기업이 한마음이 돼 노력한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국내, 해외 소비자의 가슴 속에 품질 보증 수표로 오래도록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주방용품 기업들이 많은 지지 속에 더 큰 한류바람을 일으키며 세계 시장에서 비상(飛上)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여창동 PN풍년 부사장 bulls@p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