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 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일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말 현재 보험·증권·자산운용사 등 국내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903억달러(약 91조4000억원)로 3개월 전보다 100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 중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100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4분기(151억5000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투자 잔액은 리먼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08년 2분기(952억달러)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9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올해 2분기에는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채권·주식 순매수를 늘려 투자 잔액이 증가했다. 채권의 경우 이들이 늘린 투자 잔액이 증가분의 90.8%를 차지할 정도로 투자가 몰렸다.
자산운용사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6월 말 452억달러로 3개월 만에 48억달러, 보험사 투자 잔액은 343억달러로 전분기보다 46억달러 증가했다.
보유 주식의 투자이익이 증가한 것도 해외증권 투자 잔액이 늘어난 원인이 됐다.
2분기 중 브라질 증시 주요지수가 5.5% 상승했고 홍콩(4.7%), 중국(2.6%), 일본(2.3%), 미국(2.2%), 유럽(2.1%) 증시도 일제히 오름세였다.
부문별로는 채권투자 잔액이 51억달러 늘어 증가세가 가장 컸고 주식(28억달러),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증권인 코리안페이퍼(21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져 해외 증권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며 “보험사와 증권사가 전략적으로 해외 채권투자를 늘리는 것도 투자 잔액이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