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국내외 맥 이용자들의 꽉 막힌 숨통을 틔여주는 도구다. 맥의 운영체제인 OS X에서 실행되는 이 가상 머신 소프트웨어로 윈도 뿐 아니라 여러 운영체제와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어서다. 인텔 프로세서로 갈아탔던 맥 제품을 내놓을 때 애플이 부트 캠프와 같은 방식으로 윈도 이용을 도왔지만 부팅 없이 두 운영체제를 동시에 쓰는 패러렐즈 데스크톱만큼 성의를 보인 것은 아니었기에 지금은 그 기능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패러렐즈는 지난 28일 오전 11시 서울 플라자 호텔 22층의 작은 공간을 빌려 어느덧 열번째에 이른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특징을 소개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9을 출시한지 채 1년되 되지 않아 상위 제품을 내놓는 것에 관한 미안함을 말하는 시간을 아낀 채 더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새 버전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패러렐즈 엔지니어링 팀이 새 버전에 집중한 것은 고객 경험의 향상과 더 나은 성능을 위한 기회를 찾고 개발자나 IT 전문가를 아우르는 기능과 기업 이용자를 위한 더 많은 요소, 그리고 출시를 앞둔 요세미티의 좋은 기능을 반영하는 것이었다는 게 유지니오 페란테 패러렐즈 아태지역 마케팅 총괄의 설명이다.
두 번째 요세미티 개발자 프리뷰를 덧씌운 2년도 더 지난 맥북 프로에서 실행되고 있던 패러럴즈 데스크톱 10이 이전과 다른 점은 이렇다. 일단 초급 사용자도 쉽게 쓸 수 있도록 도크 아이콘의 표현 방식을 바꾸고 문서 작업이나 게임 환경에 맞는 설정값을 가진 프로파일 개념을 도입해 초보자도 손쉽게 가상 머신을 설정할 수 있다. 가상 머신의 성능을 중요시하는 전문가는 코어의 수나 메모리의 양 등 수많은 설정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90일 동안 무상으로 윈도를 쓸 수 있는 개발자용 모던 IE 기능을 위해 MS와 협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하지만 패러렐즈 측이 조금 더 신경 써서 설명한 부분은 유휴 디스크 공간 마법사다. 이 마법사는 맥의 저장 공간을 이용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할당하고 관리한다. 윈도를 비롯해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가상 머신은 용량이 늘어난 뒤 앱을 삭제해도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다 못해 수작업으로 창을 열어 공간을 줄였던 이용자들의 근심을 덜기 위해 가상 머신 이미지 크기가 알아서 조절되도록 손을 썼다.
요세미티의 주요 기능을 반영한 것도 이번 패러렐즈의 특이점 중 하나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0에서 실행되고 있는 윈도 7에서도 요세미티의 전화 걸기 같은 기능을 곧바로 쓸 수 있다. 물론 이는 iOS8으로 올린 아이폰이 있을 때다. 윈도 7에서 특정 문장을 선택한 다음 다양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공유하는 기능도 역시 쓸 수 있다. 요세미티의 기능은 아니나 OS X의 런치 패드에서 윈도 8의 시작 화면을 띄우는 장면도 흥미롭게 지켜봤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0은 많은 기능을 더하는 것에만 정신팔지 않고 최적화에도 공을 들였다. 윈도 문서 파일을 열 때 48%의 속도 향상, 가상 머신의 메모리 점유율 10% 감소, 패러렐즈 데스크탑 실행 때 줄어드는 배터리 수명 30% 향상 같은 이전 버전 대비 성능이 더 나아진다는 결과도 공개한 것이다. 물론 이런 성능이 탐나는 패러렐즈 데스크톱 9 이용자라면 곧바로 업그레이드를 해야겠지만 기능이 탐난다면 지금 쓰고 있는 버전이 최신판인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요세미티의 기능을 쓸 수 있는 업데이트는 지난 달에 진행했기 때문. 물론 패러렐즈 데스크톱 10의 새 기능을 온전히 원한다면 속이 쓰려도 업그레이드를 피할 방법은 없다. 새 버전은 8만 9,000 원, 업그레이드 버전은 5만 5,000 원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최필식 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