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여러 정책을 추진하지만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나지 못한 듯하다. 창조경제란 용어 자체가 개념적인 탓도 있지만 우리나라 산업 체질이 창조적 문화를 담기에는 어려운 현실이 드러난 것 아닐까 생각된다.
교육 분야는 민간교육(사교육)만으로 30조원이 넘는 규모지만 산업적 동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일방 강의형 학습에 전형적인 아날로그 형태로 스타 강사에 의존해 서비스하고, 시스템적 접근이 쉽지 않아 다수의 사업자가 교육시장에 진출했다가도 실패하고 발을 빼는 사례가 많았다.
교육 분야는 산업적 접근이 불가능한 분야일까?
미래모델로 학생 수준별·재능별 맞춤형 학습이 제시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교육 분야의 산업적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기술적, 교육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다.
첫째, 시장 규모가 대단히 크다. 우리나라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나라는 없다. 세계 학생이 고객이다. 평생교육 시대가 열리면서 학생의 범위도 성인으로 확대됐다. 과거에는 교육 시장의 글로벌화는 해외 교민을 위한 교육서비스를 넘지 못했다. 디지털 교육에서는 본문과 함께 멀티미디어, 이미지 및 솔루션이 중요한 상품을 구성한다. 본문은 해당 국 언어로 번역하면 된다.
둘째, 교육 콘텐츠의 유사성이다. 한국 학생이 배우는 교육과정이 미국이나, 유럽, 아프리카 등과 다를까? 커리큘럼에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셋째, 글로벌 경쟁력이다. 교육과 정보통신기술(ICT)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역량이나 학습관리 노하우에 국제적으로 손꼽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로 대표되는 ICT 인프라와 기술 수준 역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임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단위 기술을 융합한 종합적 서비스 제공 능력이다.
넷째, 시의성이다. 디지털화에 힘입어 교육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이 적기다. 디지털화된 교육시장은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한 맞춤형 학습을 지향한다. 교재를 포함해 기존의 교육 시스템의 일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교과서도 이미지와 본문으로 구성되는 서책에서, 멀티미디어와 솔루션이 추가돼 완결적 학습이 가능한 디지털교과서로 변신하고 있다.
일방향 강의형 교육은 개별화된 맞춤형 학습으로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한 학습관리 기능이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돼야 한다. ICT 분야에서는 이를 교육 빅데이터라 부를 것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 소프트웨어(SW) 관련 기능을 융합해 종합적 서비스를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단순한 콘텐츠·SW 융합 산업을 넘어 특화된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과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교육 분야에서 교육 콘텐츠 기획 및 개발능력, 학습관리, 솔루션 등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단위 기술을 통합하고, ‘디지털 교육 플랫폼’으로 특화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교육은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진행되는 보편적 서비스기 때문이다. 디지털 교육이야말로 다시 한 번 한국이 가진 탁월한 역량을 살려 진정한 창조경제의 꽃을 피울 수 있는 분야다. 이 기회마저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소망이 간절하다.
오옥태 디지털교과서협회 사무총장 imoot@d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