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까지 총 5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창의자본 기반 조성 사업’이 특허청으로 이관된다.
25일 산업부와 특허청에 따르면 창의자본 기반 조성사업과 사업 운용사인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ID)에 대한 운영권을 산업부에서 특허청으로 이관한다.
이는 산업부가 사업 효율성을 고려해 지식재산(IP)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특허청으로 이관하기로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당초 계획상 내년이면 종료되는 사업은 특허청이 맡아 매듭짓게 됐다.
창의자본 기반 조성사업은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시 외국기업의 특허 공세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IP 기반 구축과 IP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1년 시작됐다.
사업 운용 기관으로 설립된 ID가 정부 출연금과 민간 자금을 끌어들여 창의자본 자금을 결성하고, 기업·대학·출연연 등이 보유한 특허권을 매입해 수요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사업 주관 부처 이관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특허청이 지난해 하반기 특허수수료로 받은 초과수익 230억원을 사업에 출연하기로 하면서 산업부가 사업에서 손을 떼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추측이 현실화되면서 특허청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아직 산업부와 업무 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사업 운영 주체가 되면서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창의자본 기반 조성 사업은 시작된 지 3년여가 넘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 예산 1200억여원과 민간 자금 2450억여원 등 총 3653억원이 투입됐지만 수익은 미미하다.
사업 운용 주체인 ID가 지난 3년간 벌어들인 수익은 25억여원 수준에 불과하다. 2011년 기술료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63억원과 7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특허청은 사업을 이관받는 과정에서 ID가 특허 매입에만 치중한 나머지 다양한 수익 창출 방안이 마련되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서둘러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초점은 그간 논란이 돼 온 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도록 하는데 맞춰졌다. 다만 공공 성격이 짙은 사업인 만큼 국내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수익도 함께 창출할 수 있도록 절충점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ID는 2011년 1594건, 2012년 2100건, 2013년 733건 등 무려 4427건이나 되는 IP를 매입했으나 수익 창출은 지지부진했다.
특허청은 전담 팀을 꾸려 ID의 현재까지 투자 및 IP 매입 등 현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외부에 용역도 줘 향후 4~5개년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사업이 비록 내년으로 종료되나, 거대 자금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다.
기본적으로는 이미 매입한 풍부한 IP를 바탕으로 라이선싱을 활성화하고, 기술이전 거래 중개, IP 컨설팅, 표준 특허 개발 등 다양한 수익 창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대만, 홍콩 등 외국 정부가 조성한 IP 사례도 적극 검토해 사업 발전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사업 마지막 해인 2015년도 정부 예산으로는 130억원을 책정해 기획재정부에 올렸다.
구영민 특허청 산업재산진흥과장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공공성과 수익성 모두를 감안한 다양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의자본 자금 조성현황 및 향후 계획 / 단위: 억원>
< IP 매입 건수(2014년 6월말 기준) / 단위 : 건>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