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 카드를 꺼냈다.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안정적 판매처 확보와 관련 제품 생산성을 제고를 위해 석유화학 부문 불황이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선재적 투자에 나섰다.
한화케미칼은 13일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를 생산 기업 KPX화인케미칼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주주 KPX홀딩스와 특수관계자 지분 50.7%를 42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KPX화인케미칼은 1982년 국내 최초로 TDI를 생산했으며 매출의 75%를 수출하는 중견 석유화학 회사로 코스피 상장사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주력 생산 제품인 염소를 KPX화인케미칼에 판매했고 PVC 원료인 무산염산을 공급받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이번 인수로 안정적 염소 공급처를 확보했고 관련 전방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한화케미칼은 KPX화인케미칼 인수 후 가동정지 상태에 있는 전체 3개의 TDI 공장에 대한 가동률을 점차 높여 2015년에는 모두 가동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연간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일부 계열사 매각과 신규 사업 인수 등 제조분야 핵심역량을 강화 위한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 태양광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한화L&C 건재 부문과 드림파마를 매각했고 호주 태양광업체 엠피리얼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석유화학 부문 시황이 불안정하고 태양광 사업 경쟁도 여전히 극심해 주력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발표한 한화케미칼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액 2조1039억원, 영업이익 21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 급감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영업이익 규모 544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