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닷새 일정으로 오늘 한국을 찾는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의 교황 방한이다. 교황은 세계 가톨릭 수장을 넘어 세계 평화와 화해의 사도다. 남북 갈등에 내부 이념, 계층 갈등까지 첨예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 자체가 뜻깊은 일이다.
세월호 참사와 윤 일병 사건으로 우리 사회 물질만능과 생명경시 풍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국민은 허탈감과 분노가 뒤섞인 절망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너무 깊은 상처다. 교황 방한이 이를 치유할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 그렇지만 워낙 사람들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이 의미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으며 관심도 기대 밖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첫 남미 출신이기도 하지만 첫 예수회 출신이다. 개신교에 맞서 가톨릭을 개혁하자고 등장한 예수회다. 정직, 청빈, 나눔, 겸손을 추구한다. 국가개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듭나야 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정치는 정직하지 못하다. 경제는 나눔이 없다.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는 청빈과 담을 쌓았으며 오만하다. 우리나라는 경제 발전에 힘입어 G20국가에 진입했지만 이에 걸맞은 합리적 사고와 관용 문화를 이루지 못했다. 최근 지속된 경기 침체가 국가적 문제인데 이 근원도 따지고 보면 경제와 문화의 차이가 벌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교황 방한을 우리 사회 의식혁명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첫 아시아 국가 방문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 세계 가톨릭계 눈이 한국에 쏠린다.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으며, 교황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이들이 쓰는 돈은 곧 침체한 내수시장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세계 미디어를 통해 또 한 번 전해질 한국 발전상은 기업의 수출 활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교황 방한의 경제적 효과를 영화 제목에 빗대 ‘8월의 크리스마스’로 부르는 이유다. 대형 국제회의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사회적 갈등 치유까지 이어지면 이 효과는 훨씬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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