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창조경제 새 엔진으로 ‘기술금융’을 전면에 꺼내들었다. 자금 융통을 맡고 있는 금융권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며, 기술금융 자금투자와 실적 개선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7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정책금융공사에서 정책금융기관과 기술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은행별 기술금융 공급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자발적인 기술금융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게 기존과 차원이 다른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따라 18개 시중은행은 기술신용보증기금, 정책금융공사 등과 함께 ‘기술금융활성화를 위한 기술신용정보 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달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은행이 기보의 보증을 받은 기업에 대출을 하거나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on-lending·공사가 민간 은행에 중소기업 대출 자금을 빌려 주면 민간 은행이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 기업을 골라 대출해 주는 제도)을 이용할 때 의무적으로 기술신용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1000억원의 기술신용정보 기반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신 위원장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 평가에 기반을 둔 신용대출에 대해 최대 3%포인트까지 대출금리를 보전하는 제도를 지난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며 “다른 인센티브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정책금융기관이 기술금융 규모 확대와 기술평가능력 배양을 선도적으로 실시하겠다”며 “지난달 1000억원 규모로 내놓은 산업·기업은행의 기술신용평가 신용대출 상품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3년 내에 기술금융 정착이라는 새 목표도 설정했다.
주요 활성화 대책으로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기술신용평가 신용대출의 지속적 확대, 관련부처 합동 기술가치평가시스템 보완 등 제도적 인프라 정비, 이공계 등 전문 인력과 조직, 평가모형 확보 통한 기술금융 역량 확충 등을 제시했다.
신 위원장은 “TCB와 기술정보데이터베이스(TDB) 출범 이후 금융기관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며 “TCB·TDB를 통해 7월 한 달간 550개 기술기업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으며, 하반기에는 총 5800개 기업에 대한 기술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권의 소극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만으로는 금융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기술금융 활성화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금융기관의 위험기피 성향과 기술가치 평가의 어려움, 기술평가모형의 신뢰성 및 금융기관의 기술금융 전문 인력 부족, 평가능력 부재가 지목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TDB·TCB 이용 현황과 기술금융 활성화의 제약요인, 기술가치평가 기반 투자 활성화 등 기술금융 확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창업 초기 우수 기술 기반 사업자금 조달 방안 대책 등을 강구할 계획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