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업체 하이센스가 글로벌 TV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선두그룹으로 올라설 태세다. 이 회사는 중국 제품 특유의 가격 경쟁력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기술적으로도 완성도를 높여 소니를 추격하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1분기 글로벌 TV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하이센스의 점유율이 6.4%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5.1%)보다 상당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하이센스가 조만간 3위인 소니를 제치고 1~2위인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선두 그룹에 속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과 2013년에 하이센스는 소니와의 격차를 각각 3.1%, 2.3%로 줄이며 올해는 역전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따르고 있다.
월마트 기준 하이센스의 32인치와 55인치 평판TV는 각각 230달러, 650달러로 소니의 같은 모델보다 15% 가량 저렴하다. 중국 브랜드는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며 TV 시장의 2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크리스 포터 하이센스 미국 제품개발 총괄은 “중국 시장에서 우리의 위치는 박리다매를 통해 이뤄낸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포터 총괄은 하이센스가 가격으로만 승부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이센스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TV를 통해 기술력으로도 검증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140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의 북미 연구개발(R&D)팀은 TV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방송 콘텐츠를 끊김없이 자연스럽게 오가며 감상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했다. 이는 UHD TV에도 적용됐으며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30~40명의 연구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일본 로쿠와 손잡고 스트리밍 기기도 지원한다. 크리스포트 주윈 하이센스 최고기술책임자는 “로쿠와 통합된 하이센스 TV를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센스는 올해 R&D에만 전체 매출의 8%에 해당하는 180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는 2년 전 5%보다 늘어난 수치다. 포터 제품개발 총괄은 “우리는 단순히 베끼기만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판로 개척도 활달하다. 하이센스는 월마트, 베스트바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주요 글로벌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잇따라 맺었다. 현재 미국에서 하이센스 TV 점유율은 1.3%를 기록하고 있다. 피터 어드만 하이센스 미국 세일즈 부사장은 “시장 한복판에 우리의 기회가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텐드라 워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연구원은 이와 관련, “하이센스의 하이엔드 기술은 아직 혁신이라 하기에는 불충분하지만, 가격 경쟁력만큼은 인정할 만하다”며 “기회는 상존해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