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털 사업으로 시작한 CJ넷마블과 다음게임이 1일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한다. 양사 모두 대형 게임사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으나 모바일게임이 촉발한 시장 재편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CJ넷마블과 다음게임은 각각 1일 정식 독립법인으로 출범한다. CJ넷마블은 CJ E&M 넷마블의 개발지주사인 CJ게임즈 권영식 대표가, 다음게임은 온네트 대표를 지낸 다음커뮤니케이션 홍성주 게임부문장이 대표를 맡았다. 큰 틀의 변화없이 체제 안착을 선택했다.
CJ넷마블과 다음게임은 그간 넥슨,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를 넘지 못하고 업계 후발에 머물러왔다.
CJ넷마블은 스마트폰 게임에 발빠르게 대응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영향력 있는 퍼블리셔로 성장했지만 성공한 대작 온라인게임을 갖지 못한 것은 숙제다. 다음게임은 검색포털 다음의 신규사업으로 시작해 개발사 온네트를 인수하고 일본 DeNA와 모바일게임 사업에 협력하는 등 공을 들여왔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못냈다.
양사는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전문성과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CJ넷마블은 최대주주인 방준혁 고문의 진두지휘 아래 모바일게임 사업 영향력을 더 높이고 해외사업을 확대하는게 당면 과제다. 이렇다 할 대표작을 만들지 못한 온라인게임 사업도 채찍질을 가한다.
다음게임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오랜 숙원인 온라인게임 사업에서 다음게임의 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다지는 것이 우선 과제다. 해외 대작게임 ‘플래닛사이드2’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대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검은사막’으로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특히 검은사막은 국내 퍼블리싱에 이어 북미 사업까지 맡게돼 해외사업에도 날개를 달게 됐다. 온라인게임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모바일게임 사업에도 다시 속도를 낼 계획이다.
새 법인의 ‘얼굴’이 된 두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권영식 CJ넷마블 대표는 2002년부터 CJ인터넷 퍼블리싱사업 본부장을 거쳐 넷마블 기획실장, CJ게임즈 대표를 지냈다. 12년간 넷마블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보며 방준혁 고문과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홍성주 신임 대표는 김경만 대표와 온네트를 공동 창업했다. 연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게임으로 북미, 일본, 독일, 태국에 지사를 두고 서비스하는 등 중견 개발사로 성장시켰다. 2011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된 뒤 다음의 게임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자체 개발력과 퍼블리싱 사업을 모두 성장시키는데 주력했다. 기존 검색 서비스와 성격이 다른 게임사업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다음게임만의 브랜드 DNA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