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연구진이 물질의 전기적 성질에 자기적 성질이 직접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메모리 집적도를 높이는 원리가 될 수 있어 차세대 고집적 메모리 소자 및 초저전력 자기센서 개발이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기훈 교수팀, 성균관대 물리학과 한정훈 교수, 미국국립고자기장연구소, 럿거스대,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물질에서 전기성과 자기성이 비례하며 발현되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원인을 밝혀냈다고 29일 밝혔다.
전기적 성질과 자기적 성질이 강하게 결합된 물질인 다강체는 자기장으로 전기분극, 전기장으로 자화도를 조절할 수 있어 저전력·고집적 메모리 소자 등으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다강체를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 개발 연구가 활발하지만 아직 상호작용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물질 내부에서 전기성과 자성이 서로 무관하게 생성되고 간접적으로만 약하게 작용하는 것이 정설이었다.
연구팀은 코발트 이온이 함유된 다강체 물질에 높은 자기장을 가해 자극이 발현되도록 조절했다. 연구진이 측정한 결과 N-S극 같은 자극과 전기분극이 생성되는 순간부터 서로 정확히 비례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강체에서의 강한 전기-자기성 결합이 작거나 미미하지 않고,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새로운 상식을 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집적 메모리 소재나 초저전력 자기센서로의 응용이 기대되는 다강체 실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훈 교수는 “다강체의 전기적 성질에 자기 성질이 직접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미시적 근거를 밝힌 것”이라며 “이 물질계에 대한 물성 이해와 실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높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