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통위원장“ 700㎒ 주파수 20㎒폭 재난망 할당”···나머지는 원점에서 재검토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700㎒ 대역 주파수 용도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을 우선하는 게 당연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옛 방통위가 통신용으로 할당한 40㎒ 폭을 포함해 700㎒ 주파수 활용 방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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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27일 “국민 시각에서 (700㎒ 대역 주파수를) 어떤 용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20㎒ 폭을 재난망 용도로 분배하는 데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700㎒ 대역 주파수를 재난망으로 할당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700㎒ 대역 주파수 재논의 주장은 적지않은 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700㎒ 대역 108㎒ 폭 중 20㎒ 폭을 재난망으로 할당하되, 통신용으로 할당된 40㎒ 폭을 포함해 88㎒ 폭 용도를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는 당초 미래부와 방통위가 700㎒ 대역 주파수 연구반을 발족할 당시 통신용으로 할당한 40㎒ 폭을 논의에서 제외하기로 했던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자칫 미래부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의 정책 결정을 뒤엎는 것으로 700㎒ 대역 주파수를 둘러싼 이동통신사·지상파 방송사 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 위원장은 “700㎒ 주파수 용도에 재난망이 추가되는 등 이전과 상황이 다른 만큼 제로 베이스에서 협의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시 논의하자는 의미”라며 “통신용으로 할당된 주파수를 변경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40㎒ 폭을 통신용으로 그대로 할 수도, UHD방송 용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원점에서 논의하는 것을 희망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위원장은 “700㎒ 대역 주파수 용도 재논의는 희망사항일 뿐이고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며 “미래부와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700㎒ 대역 주파수 용도 재논의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공동으로 참여 중인 700㎒ 대역 주파수 연구반 활동이 거의 종료됐음에도 용도 결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연구반도 재차 가능하다는 게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최 위원장은 이번 주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최 위원장과 최 장관이 700㎒ 대역 주파수 용도를 어떻게 조율할지 미래부·방통위는 물론이고 이통사·지상파 방송사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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