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쇼핑이 일상으로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국민 앱’ 기준으로 통하는 1000만 다운로드 모바일 쇼핑 앱이 나오는가 하면 온라인 쇼핑 세 건 중 한 건은 스마트폰에서 이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초 거래액 1조127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중 10% 남짓 차지하던 모바일 쇼핑은 올해 1분기에 거래액 2조8940억원, 매출 비중 27.6%로 성장했다. 1년 사이 갑절 이상 큰 것이다.
스마트폰이 커뮤니케이션과 소셜 네트워크, 콘텐츠는 물론이고 상거래와 금융까지 빨아들이면서 모바일 쇼핑의 대중화·일상화 속도가 빨라진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온오프라인 통합 쇼핑 환경 등장에 관련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쇼핑도 ‘국민 앱’ 탄생
‘국민 앱’ 기준이라 할 1000만 다운로드를 넘거나 1000만 다운로드에 근접하는 쇼핑 앱이 속속 등장했다. 11번가 모바일 앱이 2000만건 설치된 가운데 쿠팡과 GS샵 앱도 누적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소셜커머스 티몬과 위메프,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 등도 1000만 다운로드에 육박하고 있다.
11번가 앱이 모회사 SK텔레콤 단말기에 선탑재되는 것을 고려해도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홈쇼핑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고루 1000만 앱이 나오며 모바일 쇼핑이 대중화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은 20개 남짓이며 카카오톡·밴드 같은 메신저와 커뮤니티, 사진 꾸미기 앱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다. 초창기 스마트폰에서 커뮤니케이션과 SNS, 게임을 즐기며 모바일 환경과 결제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완연히 쇼핑으로 이동했다.
모바일 쇼핑 성장세는 사용 시간 변화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CJ오쇼핑 모바일 상거래 취급고 분석 결과 2012년까지는 야간(19~24시)과 심야(01~06시) 시간대 취급고가 절반에 달했으나 올해 초엔 4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침 7시에서 12시 사이 오전 시간대 취급고는 26%에서 32%로 증가했다.
TV나 PC를 쓰기 힘든 심야시간대뿐만 아니라 출퇴근 및 낮 시간대로 모바일 쇼핑이 확장하며 주요 쇼핑 채널로 자리잡았다.
랭키닷컴도 올해 들어 모바일 쇼핑 앱 하루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에서는 모바일 쇼핑 비중이 이미 60~70%를 차지하며 PC에서 강세를 보이던 오픈마켓도 모바일 매출 비중이 빠르게 커지며 30%를 넘어섰다.
◇모바일 쇼핑 선두그룹 등장
모바일에 최적화된 소셜커머스가 시장에 자리잡고 오픈마켓과 홈쇼핑 등 기존 유통 채널에서도 모바일 전환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사례가 나오면서 모바일 쇼핑 시장 구도가 선두 업체 중심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쿠팡·티몬·위메프 소셜커머스 3사와 지마켓·옥션·11번가 등 오픈마켓, GS샵·CJ몰 등 홈쇼핑 계열이 먼저 치고 나왔다.
현대홈쇼핑이 최근 앱을 개편하며 모바일 쇼핑 강화에 나섰고, 홈앤쇼핑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모바일 앱 다운로드와 모바일 매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최청선 랭키닷컴 팀장은 “상반기 들어 전체 이용자 수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고 있다”며 “신규 이용자 증가보다 이미 모바일 서비스를 경험한 이용자의 1인당 이용량 확대와 충성도 강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 혁신은 이제부터
반면에 스마트폰이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통합 커머스 환경을 만들어가면서 또 한번 혁신이 일어나리란 전망도 나온다. 항상 사용자와 함께 하며 시간과 장소에 관계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특성 때문이다.
사용자 위치와 과거 구매 이력 등을 분석, 매장에 설치된 비콘 기기로 인근 소비자 스마트폰에 할인 쿠폰이나 이벤트 정보를 보내는 등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가 주목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이유를 제공해 온라인에 뺏긴 소비자 발길을 되돌릴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온오프라인 통합 상거래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이 구축되면 모바일이 완전히 일상에 녹아들게 된다.
롯데닷컴은 온라인에서 고른 상품을 백화점 매장에서 수령하고 크기와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스마트픽 2.0’을 제공한다. 저전력 블루투스 비콘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 기업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유통 업계로선 모바일 중심 상거래 환경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업계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카카오톡이나 밴드, 페이스북처럼 스마트폰에서 사용자 접점을 확보한 채널이 직접 커머스 사업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상품의 90%가 실물 배송 상품”이라며 “로컬 비즈니스와 연계한 모바일 서비스를 계속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