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과학 전문가 없는 과학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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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신임 1차관으로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 임명됐다. 이 차관의 임명으로 미래부와 청와대에서 과학을 맡고 있는 최고위직에 정작 과학 전문가는 한 명도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이 차관은 기재부 예산실장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이전까지 미래부 1차관 업무인 과학과는 관련이 없었다. 이 차관이 임명되자 과학계는 물론, 미래부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당혹스럽다는 평가도 있었다.

미래부를 책임지고 있는 최양희 장관은 ICT와 융합분야 전문가로, 과학과 다소 거리가 있다. 윤종록 2차관 역시 ICT 분야에서만 일해 왔다. 청와대에서 과학정책을 맡고 있는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역시 ICT 전문가다.

현 정부 출범 후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고 했을 때 과학계에서는 큰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불과 일 년 반 만에 과학계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과학계를 소외시키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증가폭이 둔화되면서 연구자들이 체감하는 지원이 크게 줄었다. 기초연구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최근 논의하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편에서는 과학 과목 비중이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과학관련 협회·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내는 등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책 반영 여부는 미지수다.

한 교수는 “현 정부는 말로만 과학기술이 중요하다고 할 뿐 실제로 중시하는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과학계 비전문가로 구성된 정책라인이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과학계의 실망과 우려를 기대와 희망으로 바꿔놓는 일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적절하게 반영해야 한다. 당장 연구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축소될 위기에 처한 과학교육을 정상화하는 일이 그 시작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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