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학과 통합에 반대하는 교수를 보직 해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KAIST에 따르면 대학 측은 최근 전산학과와의 통합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정보보호대학원 학과장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대학 측은 “개인 자격으로 반대 의견을 펼 수는 있지만 학과 대표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 보직에서 물러나도록 했다”며 “정보보호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학부과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교수를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보호대학원 석·박사 과정 학생들은 통합 과정이 당사자인 학생들과의 소통을 무시한 채 진행됐고, 정보보호 학문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없이 편향된 시각으로 추진된 운영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에도 교무처장과 정보보호대학원 학과장을 비롯한 학생들이 모여 간담회를 열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날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현대 정보보호 학문은 전산 분야를 넘어 타 학문과의 융합을 필요로 하고 있고 우리 정보보호대학원도 수학, 전산학, 산업공학, 금융공합을 연구하는 여러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며 “전산학과와 통합된다면 컴퓨팅 분야의 일부로 격하될 수 있고, 학문적 장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기계학과 학부와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해양시스템공학 전공 대학원도 전공 책임교수가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이 책임교수는 지난달로 임기가 만료돼 물러난 상태로 다른 학과의 학과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KAIST 측은 내달 말 정보보호대학원과 전산학과, 해양시스템전공 대학원과 기계학과를 통합하기 위한 계획을 마무리한 뒤 내년 3월께 교수평의회에 통합 안건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