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수요관리사업자 에너녹 한국 시장 진출

절약한 전기를 사들여 전력시장에 재판매하는 전력 수요반응(DR:Demand Respons)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에너녹(EnerNOC)이 한국에 진출한다.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국내 전력 DR시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KT·SK텔레콤 등 신규 업체와 함께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에너녹은 최근 서울에 에너녹코리아를 설립하고 내년 한국전력거래소의 ‘신뢰성 DR시장’에 진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연초 국내 DR 전문 업체를 인수해 전문 인력을 확보, 대규모 사업장 등 수용가 회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DR시장에서 에너녹과 경쟁하게 될 국내 기업들은 KT·SK텔레콤·LG유플러스·LS산전·벽산파워 등이다. 초기 시장인 만큼 점유율 경쟁보다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DR시장은 절약한 전력을 확보해 전력거래소를 통해 한전 등에 판매·거래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점에서는 화력·석탄 등 발전소와 같지만 판매·거래하는 전력이 발전소에서 생산된 게 아니라, 기업 등 사업장에서 절약한 전력량이다. 사업자들은 공장·상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수요가 발생하는 곳을 회원으로 모으고 이들에게 협력금을 지불해 전력을 모을 수 있다.

에너녹은 전력수급 위기 시 발전소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성 DR 시장에만 참여할 계획이다. 신뢰성 DR는 전력거래소의 급전 지시에 반드시 수요 감축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인센티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송준기 에너녹코리아 대표는 “세계적으로 전력시장은 전력용량 확보 보전금을 바탕으로 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요자원 거래가 활발하다”며 “이번 한국진출은 경쟁보다 국가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면서 경쟁업체와 함께 시장부터 활성화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나스닥에 상장된 에너녹은 미국·캐나다·호주·독일·영국 등 10개국에 진출해 약 9GW의 전력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지난해만 4100억원의 실적으로 올렸다. 연초에는 일본 마루베니 상사와 공동으로 일본 전력시장에도 진출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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